노박래 서천군수

장항읍 송림리 군유림 일원 맥문동 단지가 서천 관광의 패러다임을 새롭게 바꾸고 있다. 그동안 소규모 산림욕장과 솔바람길로서의 역할을 해왔던 송림숲이 이제는 명실상부 전국적인 산림휴양과 힐링의 지역으로 떠오르고 있는 것이다.

3년 전인 2016년 당시만 해도 숲길 사이로 아카시나무와 잡목만 무성한 불모지나 다름없었지만 군유림 약 3만㎡의 소나무숲 하층 식생을 제거하고 맥문동을 식재해 이제는 경북 상주를 뒤로 하고 전국 최대의 군락지로 변모했다.

지난 추석 명절에는 산림욕장 개장 이래 역대 최대의 인파가 몰리는 바람에 교통이 마비되는 현상까지 벌어졌다. 그러나 장항 송림마을이 이렇게 상전벽해의 숲으로 변신한 과정은 순탄하지 만은 않았다. 아카시 등 하층식생 제거에 따른 시민단체의 반대와 이론상 음지식물로서 식재가 가능 했지만 대규모 식재에 따른 활착 가능성에 대한 부담도 없지 않았다. 그러나 이러한 한계를 극복하고 인근 국립해양생물자원관, 스카이워크를 비롯한 청소년수련관, 유스호스텔 등의 배후기능을 톡톡히 하는 등 입지적 여건에서 타 지역과 비교할 수 없는 전국적인 명소로 탈바꿈했다.

서천군은 이제 단순한 산림욕장의 역할을 넘어 한 단계 도약을 준비 중에 있다. 산림욕장 권역의 맥문동 단지가 스쳐가는 관광지가 아닌 머물고 느끼고 치유하는 산림휴양과 힐링의 공간으로 자리매김하도록 자연휴양림으로의 격상을 추진하며 충남 최초로 내년 상반기 개원을 목표로 추진하고 있는 서천 치유의 숲과 연계, 송림숲을 활용한 산림치유 프로그램을 운영해 치유와 휴양이 어우러지는 명실상부 대한민국 최고의 명품 숲으로 거듭날 것이다.

또 산림분야의 국가문화재 격인 국가 산림문화자산 등록을 추진해 브랜드 이미지 제고를 추진하고 아울러 이러한 자연자원을 활용한 맥문동축제를 추진해 국민 모두가 즐기고 향유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 장항지역을 비롯한 서천군 지역경제 활성화의 마중물 역할을 할 수 있도록 할 것이다.

이와 함께 환경부가 3년여 간 산림욕장내 16㏊에 약 530만 본의 맥문동, 패랭이 등 자생식물을 식재했는데 이 중 60%를 서천군에서 식재한 맥문동과 연계 식재해 활착 중에 있으며 2020년 정착 단계에 들어서면 초대형 식물원으로 서의 기능을 다할 것으로 보고 있다.

그동안 시설 위주의 개발과 사후관리에 골치를 앓고 있는 경우를 보면서 기존 자연자원을 활용해 투자 대비 효과성을 극대화한 맥문동 단지는 흔히 말하는 가성비가 뛰어난 사례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이제는 각종 포털 사이트를 통해 블로거나 사진작가들이 멋진 풍경사진과 후기를 남겨주는 셀프홍보를 해주고 있고 경북 상주를 넘어서는, 해안과 어우러진 차별화된 멋진 맥문동 단지라는 것을 친절히 설명해 해주고 있다. 1950년대 후반 모래 바람이 날리던 시절 지역 주민들과 학생들이 동원돼 사방조림을 했던 이곳 송림숲이 이제는 맥문동 단지와 더불어 서천군의 훌륭한 치유와 관광자원의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는 것이다.

지금은 약 10만여 평의 울창한 산림지대를 이루고 있을 뿐만 아니라 소나무 숲에서 머금은 물이 바다로 흘러 연안에 내염성 염생식물이 분포하는 독특한 지역으로서 조류의 서식과 휴식의 장소로서의 생태학술적 가치 또한 큰 곳이다. 송림숲 바로 앞 유부도 섬에는 저어새, 넓적부리도요 등 환경부 및 국제적 멸종위기 종과 황조롱이 등 천연기념물도 9종이나 있는 자원의 보고(寶庫)로서 유네스코 세계유산위원회 등재 결정을 앞두고 있다.

금강 하구와 해안을 접한 장항 송림숲 맥문동 단지를 유부도와 연계한 산림과 해양 치유의 메카로 만들기 위해 서천군은 최선의 노력을 다하고 있고 모든 행정력을 집중할 것이다. 서천은 몰라도 장항과 장항제련소는 알고 있는, 한 때 일제 수탈의 역사 현장이었고 때로는 우리나라 산업의 한축으로서 서천 경제의 견인차 역할을 했던 아픔과 흥망의 역사를 간직한 장항이지만 산림욕장 권역 맥문동 단지가 해양식생과 어우러진 휴양 치유의 메카로 재탄생하고 있다. 장항 송림숲의 변화는 현재 진행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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