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이 충남 아산시 ‘탕정 디스플레이 사업장’에 13조원에 달하는 초대형 투자를 단행할 것이라고 한다. 중국의 저가공세 등으로 수익성이 급격히 떨어진 LCD(액정표시장치) 라인을 단계적으로 줄이는 대신 퀀텀닷 발광다이오드(QD-OLED, 양자점 유기발광다이오드) 라인으로 전환하기 위한 투자다. 디스플레이 분야에서 후발 주자들이 감히 넘볼 수 없는 이른바 '초격차 기술'을 확보하기 위한 전략으로 받아들여진다. 삼성이 탕정에 13조원을 투자할 경우 고용 창출효과가 5만명 이상에 달할 것이라는 예상이 나오고 있어 고무적이다.

삼성이 QD-OLED에 승부수를 던진 것은 신기술로 LCD 중심의 중국 추격을 따돌리고 차세대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서다. 중국은 이미 LCD 시장에서 세계 1위를 차지하고 있다. 삼성이 QD-OLED 양산 체제에 들어갈 경우 세계 디스플레이 시장 판도는 삼성의 QD-OLED와 LG의 OLED(유기발광다이오드)의 양자구도로 재편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지난달 26일 탕정 사업장을 방문해 차세대 디스플레이에 대한 의견을 피력한 이후 대규모 투자 소식이 전해져 주목 받고 있다.

디스플레이는 충남 주력 산업이다. 삼성의 대규모 투자에 직접적인 영향을 받는다. 전국 900여 곳의 디스플레이 연관 기업의 20% 정도가 충남에 들어서 있다. 디스플레이 세계시장의 상당 수준을 충남에서 커버 하고 있다. 충남도가 '디스플레이 메카' 입지를 지키기 위해 정부 단일 연구개발(R&D) 사업으로는 최대 규모(국비 3770억원·지방비 549억원·민간투자 962억원)의 ‘디스플레이 혁신공정 플랫폼 구축 사업’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는 이유다.

구체적 투자 계획은 삼성과 충남도가 최종 조율하고 있는 단계라고 한다. 삼성은 올해 초에도 비메모리 반도체 분야에서도 세계 1위에 올라서겠다는 '2030 반도체 비전'을 선포한 바 있다. 삼성이 메모리 분야를 이미 석권한 데 이어 비메모리 분야를 재패하는 것도 결코 꿈이 아닐 것이다. 차세대 디스플레이 역시 불가능한 꿈은 아니다. 일본의 수출규제 가운데서 얻은 교훈은 모름지기 '원천기술력 확보'다.

저작권자 © 충청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