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매시장부터 일반 횟집까지
수산물 받을 때 물도 공급 받아
정식유통 해수 사용은 극소수

[충청투데이 이정훈 기자] 대전에서 수산물을 취급하는 도매시장부터 일반 횟집까지 출처도 모르는 바닷물(해수)을 마구잡이로 사용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사실상 ‘원산지도 모르는 상태인 물품을 이용하는 꼴’로, 출처도 모르는 바닷물을 사용하는 업체들이 잠재적 위험성을 더욱 키우고 있다는 지적이다.

대전지역에서 해수를 취급, 사용 업체는 총 240여곳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이 가운데 올바른 살균·여과과정 거쳐 유통되는 해수를 사용하는 업체는 극소수에 불과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유는 공식절차를 거친 해수의 경우 ‘비용(값)’을 지불해야 하지만 대다수 업체는 비용절감을 위해 해수를 무료로 공급 받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지역 업체들은 도매시장부터 대형 수산물 센터, 일반 횟집 등까지 수족관에 사용되는 해수를 무료로 공급받고 있다.

이들의 공급 방식은 수산물과 해수를 담은 25t 대형차량 등에서 수족관으로 옮기는 과정 중 어패류, 물고기 등과 함께 해수를 동시에 공급받고 있는 구조다.

상인들은 수산물을 판매하는 업체만을 믿고 의존하며 해수를 공급받는 형태이지, 해수의 출처를 전혀 모르고 있을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이러한 형태가 이뤄지는 것은 수산물을 다루는 시장에서 만행되고 있다.

대다수의 상인들은 물고기의 원산지만 알고 해수에 대한 출처는 전혀 모르고 있었다.

중구 태평동에서 10년 동안 횟집을 운영하고 있는 김모(62) 씨는 “위생관리를 위해 수족관의 청결을 유지할 뿐이지 해수를 특별히 신경쓰거나 별도로 구매한 적은 단 한 번도 없다”며 “해수를 별도로 구매해 채워넣는 것은 서울이나 큰 규모에서 그렇게 하지, 영세 업체들은 수산물을 받을때 동시에 물도 공급받는다”고 설명했다.

해수의 염도와 온도 등 품질이 좋지 않은 잠재적 위험성이 존재하는 해수가 공급된다 하더라도 무더기로 사용되고 있다는 방증이다.

일각에서는 해수를 별도로 구매하게 된다면 장사 자체가 안된다는 이야기도 하고 있다.

‘물 값이 오히려 수산물 가격보다 비싸다’는 것이다.

보통의 수산물 취급처는 고기의 배설물, 불순물 등으로 인해 매일매일 물을 갈아야 하지만, 이렇게 되면 물 값이 지속적으로 지출되기 때문에 이윤을 남길 수 있는 여지가 없다는 것이다.

해수가 무료로 공급되는 형태가 수년간 지속되면서 해수를 합법적으로 판매하는 업체는 피해를 겪고 있고, 소비자들은 출처도 모르는 물에 있던 수산물을 소비하는 상황으로 위태로운 구조가 무방비 속 방치되고 있는 실정이다.

지역 도매시장 한 관계자는 “수산물을 공급받는 과정에서 어패류, 물고기 등을 해수와 같이 공급받을 수 있도록 하는 구조는 과거부터 진행돼 왔고 문제가 된적이 없기에 현재까지도 이어지고 있는 것”이라며 “특히 대형 규모의 시장에서 공식 과정을 거친 해수를 구매하게 된다면 한 달에 2000만원 이상이 드는데, 이렇게 된다면 장사를 어떻게 할 수 있겠느냐”고 전했다.

이어 “해수는 수산물을 산지에서 가지고 오는 업체만을 믿을 수 밖에 없다. 어떻게 우리가 일일이 다 확인할 수 있겠느냐”고 덧붙혔다.

이정훈 기자 classystyle@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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