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년간 진행했지만…올해 양평서
지자체 지원금 감소·관심저조 원인
경기도·양평군, 1억5천만원 지원
‘2천만원’ 대전 대조…소극행정 아쉬워

[충청투데이 최윤서 기자] 대전에서 오랫동안 열려온 ‘제19회 대한민국청소년영화제(이하 청소년영화제)’가 지자체의 소극적인 지원과 지역사회의 무관심 속에 올해 첫 타 지역 개최를 앞두고 있다.

‘영상산업의 메카’를 표방하고 있는 대전시를 두고 기존 인프라도 발전시키지 못한 채 다른 지자체에 빼앗겼다는 비판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국내 영화 산업 활성화를 위해 매년 대전에서 개최됐던 청소년영화제는 올해 대전에서 볼 수 없게 됐다. 영화제를 경기도 양평군에서 유치했기 때문이다. 청소년영화제는 미래 한국영화인을 발굴하고 양성해, 한국영상산업을 이끌어갈 인재를 육성하기 위해 개최하는 경쟁영화제로 지난 18년간 대전에서 열어왔다.

주관기관인 사단법인 한국청소년영상예술진흥원(이하 진흥원)은 지역 영상산업 부흥과 접근성을 고려해 개최지역을 대전으로 선택하고 그간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꾸준히 영화제를 개최해 왔다.

그러나 지자체 지원금이 해마다 줄어드는 등 현실적인 어려움에 부딪히며 더 이상 대전에서 영화제를 지속하기 어렵게 됐다는 결론을 냈다.

성낙원 청소년영화제 집행위원장은 “엑스포과학공원을 활성화하고 대덕연구단지의 영상기술을 연계해 대전을 영상산업의 메카로 만들기 위해 기획한 것이 지금의 청소년영화제였다”고 설명했다. 이어 “영화에 관심 있는 전국의 청소년을 대전에 모이게 하고 이를 미래 한국영화 지도자 발굴 및 양성의 계기로 삼고자 했지만 결국 지역사회의 저조한 관심과 해마다 줄어드는 지자체 지원으로 대전을 떠날 수밖에 없게 됐다”고 말했다.

반면 올해 개최지인 경기도 양평군은 청소년영화제에 적극 협조하는 모양새다. 청소년영화제에 양평군이 1억원, 경기도 영상위원회가 5000만원으로 총 1억 5000만원을 지원할 예정인데, 지난해 행사지원공모사업을 통해 2000만원을 지원한 대전시와는 상반된 분위기다.

대전시가 융·복합 특수영상 클러스터 조성사업 추진 등 영상산업 활성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상황에서 청소년영화제에 대한 소극적인 지원으로 인한 타지 유출은 아쉬운 대목일 수밖에 없다.

지역 영상산업계 관계자는 “그동안 청소년영화제를 인천시, 안양시, 창원시, 청주시 등에서 서로 유치하려고 물밑작업을 벌여왔다고 들었다. 문화콘텐츠가 돈이 되고 힘이 되는 요즘 세상에 대전만 유독 시큰둥한 것 같다”며 “결국 대전의 소중한 자산이었던 청소년영화제 하나도 발전시키지 못하고 다른 지역에 빼앗긴 셈이 됐다”고 아쉬워했다.

이어 “지역 영상산업 부흥을 위해 국책사업을 따내려는 노력도 중요하겠지만 기본적으로 대전이 갖고 있는 이런 크고 작은 인프라들을 잘 지키고 키워서 자연스러운 하나의 문화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하는 게 더욱 가치있는 일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최윤서 기자 cys@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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