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덕성 충남대학교 총장

전 세계적 저성장 기조에서 국민소득 3만불 시대를 맞이하고, 4차 산업혁명으로 인해 급변하는 국내외 정세에 능동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국가의 혁신 성장동력의 새로운 패러다임이 요구되고 있으며 고등교육차원의 새로운 역할이 강조되고 있다. 그러나 학령인구 감소, 지역 우수인재 수도권 유출로 인한 지역대학 쇠퇴가 이어짐에 따라 지역 불균형이 고착화되고 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정부차원에서 광역·초광역 지역단위의 대학-지자체 협력 기반의 지역 혁신플랫폼 구축하면서 사회가 요구하는 창의 융합인재를 양성하고 신산업 육성을 위한 재정 투자계획을 검토하고 있다.

이미 미국 스탠포드 대학 및 연구소가 집적한 실리콘 밸리의 팔로 알토시와 MIT 공대 및 하버드대학이 위치한 보스턴 지역, 이스라엘 테크니온 공대가 위치한 하이파 지역, 독일 아헨공대가 위치한 클러스터 지역, 핀란드 알토대학의 에스포(Espoo)시 등은 대학-지자체-연구소-산업체와 긴밀한 협력 플랫폼을 구축해 4차 산업혁명 선도 융합기술 개발과 창업이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필자는 최근 '대학-지자체 협력기반 지역 혁신플랫폼 구축방안'에 대한 시행전략을 수립하기 위해 교육부 관계자 및 연구팀과 독일과 핀란드의 유수대학을 방문했다. 독일 도르트문트 대학과 아헨공대의 경우에는 대학을 중심으로 지자체-글로벌 연구센터-기업이 참여하는 교육, 연구, 산학협력 통합 플랫폼을 구축하고 있었다. 특히 핀란드의 에스포(Espoo)시에 위치한 알토대학은 인상적이었다. 오타니에미 혁신단지가 위치한 에스포시는 스타트업 800개가 집적한 유럽의 실리콘 밸리로 알려져 있다. 알토대학은 2008년 노키아 사태 이후 핀란드 정부가 2010년 헬싱키의 3개 대학을 통합해 설립됐으며 기술, 디자인, 경영 등의 학제간 융합교육과정을 운영하고 있었다. 이 대학을 중심으로 지역 특화산업의 창업생태계를 구축해 지자체, 연구소, 기업체와의 긴밀한 협력체계를 구축하고 있었다. 노키아 몰락 이후 산업적 쇠퇴를 겪은 핀란드의 산업기반을 되살린 창업의 50% 이상이 알토대학 재학생 또는 졸업생일 정도이다. 특히 이 대학의 부총장이 소장을 맡고 있는 디자인 팩토리에 가보면, 교수와 학생이 함께 연구에 의해 개발 된 최종 설계 제품을 만들어 글로벌 시장에 내놓기도 한다.

필자는 해외 선진사례를 경험하면서 대학-지자체 협력 기반의 지역 혁신플랫폼에 의한 지역균형발전의 성공모델이 가능했던 이유를 5가지로 정리해봤다. 첫째, 대학의 연구 개발이 상업화로 연결되는 창업 생태계 구축, 둘째, 대학-지자체-산업체 등과의 긴밀한 협력에 의한 일자리창출과 지역균형발전, 셋째, 국가연구소(공공연구소)와 협력해 특정분야에서의 기술사업화, 넷째, 지역재생을 위한 지역 주민들의 적극적인 참여, 다섯째, 대학총장의 리더쉽이라고 생각한다. 지역혁신을 통한 국가균형발전, 미래 혁신성장 동력 확보, 4차 산업혁명 선도 미래 창의융합인재양성, 지역대학 활성화, 지역 재생 등의 키워드가 이제 선택이 아니라 의무이며 그 답은 지자체-연구소-산업체와의 긴밀한 협력체계의 구심점 역할을 수행해야 하는 '플랫폼 대학'이 아닌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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