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준 청주시 숲해설가

무심천이 미호천과 합류하는 곳을 까치내라고 불리는데 그 까치내 옆에 문암생태공원이 자리 잡고 있다. 쓰레기 매립장을 메우고 태어난 공원이지만 아픈 상처를 딛고 어언 10년이라는 세월이 흘러 청주시민에게 가장 사랑받는 공원으로 편안한 휴식처가 돼주고 있다.

문암생태공원에 오시면 23만 1405㎡의 넓은 정원이 선물하는 싱그러움을 마주할 수 있고, 울타리를 따라 돌 수 있는 부드러운 산책로는 사계절 나무·꽃들과 함께 힐링의 시간이 될 것이다. 매년 4월이면 6612㎡의 넓은 정원에 튤립꽃이 만발하고, 여름에는 메리골드, 다알리아꽃, 족두리꽃, 가을엔 오색찬란한 코스모스가 피어납니다. 올해도 어김없이 가을바람에 꽃대가 올망졸망 영글어가고 있다.

예쁘게 보이는 것만큼 들려오는 소리도 만만치 않다. 매년 여름 장마가 시작되는 무렵에는 습지에서 ‘맹꽁, 맹꽁’ 개구리들이 울어대는 소리가 공원을 떠들썩하게 합니다. 맹꽁이들의 우렁찬 합창 소리를 듣고 싶다면 내년 여름에는 공원 숲 해설가의 안내를 받아 생생한 소리를 담아 가길 바란다.

문암생태공원에 생태환경교육을 위한 숲 해설 프로그램이 생긴 지는 올해가 4년째다. 주중에는 매일 오전에 어린이집 친구들이 찾아와 곤충들과 야생동물을 직접 만져보고 느껴보는 체험학습을 하고, 숲으로 나가서 야외 생태 놀이를 하게 된다.

4년째 키우고 있는 청개구리와 줄장지 뱀들은 아이들에게 호기심과 두려움의 대상이지만, 직접 팔뚝에 올려놓고 귀여운 눈과 발가락의 짜릿한 느낌은 평생 소중하고 깊은 인상으로 남을 것입니다.

그 외에도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곤충교실과 야생동물교실, 한 달에 한 번 주말 가족 프로그램과 자연물을 이용한 나만의 작품 만들기 등 다양한 프로그램들이 있다. 이 모든 생태프로그램은 청주시청 홈페이지 통합예약 시스템을 통해서 만나 볼 수 있다.

한 가지 당부드릴 사항이 있다. 반려동물과 함께 공원을 찾아주시는 분들은 반려동물 배변 봉투를 꼭 지참해주세요. 야외 숲 놀이 시간에 아이들이 개똥을 밟는 날에는 이만저만 낭패가 아니다. 예전에 속리산 법주사 템플스테이를 참여한 적이 있는데 스님께서 사람은 입으로 먹는 것뿐만 아니라 코로 먹는 콧밥, 눈으로 먹는 눈밥, 귀로 먹는 귓밥을 골고루 잘 먹어야 건강한 삶을 영위할 수 있다고 했다.

여러분을 초대한다. 언제라도 문암생태공원에 들러서 아무리 먹어도 살 안 찌고 배도 안 나오고 무엇보다 무한리필인 콧밥·눈밥·귓밥 3색 자연건강밥상을 받아보길 바랍니다. 파란 하늘이 마음을 설레게 하는 가을의 문턱에서 탁 트인 자유로움을 느끼고 싶다면 문암생태공원으로 오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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