첼시 vs 리버풀 23일 0시30분 격돌
첼시 ‘신성’ 타미 아브라함 활약 관심

이번 주말 축구 팬이라면 놓칠 수 없는 경기는 첼시와 리버풀의 격돌이다.

두 팀은 23일 0시30분 첼시의 홈인 스탬포드 브릿지에서 2019-2010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이하 EPL) 6라운드 경기를 벌인다.

현재 상황은 리버풀이 훨씬 좋다. 리버풀은 5전 전승(승점 15점)으로 ‘디펜딩 챔피언’ 맨체스터 시티(3승1무1패·승점 10)를 승점 5점 차로 제치고 리그 선두에 올라 있다. 반면 올 시즌 팀의 레전드 중 하나인 프랭크 램파드가 지휘봉을 잡은 첼시는 2승2무1패 승점 8점으로 6위에 랭크돼 있다. 2위 맨체스터 시티와 승점 2점 차밖에 안 나지만, 14위 번리와의 격차도 3점에 불과하다.

이번 주 ‘스포츠 픽’에서 첼시와 리버풀의 이야기를 꺼낸 것은 선수로만 검증된 램파드와 명장의 반열에 오른 위르겐 클롭의 맞대결 때문도, EPL 출범 후 첫 우승을 위한 리버풀의 질주나 갈 길 바쁜 첼시의 분전에 기대 때문도 아니다.

그 이유는 바로 마치 ‘드록신’의 재림과도 같은 활약을 펼치고 있는 첼시의 ‘신성’ 타미 아브라함이다. 타미 아브라함은 22세에 불과한 ‘풋내기’지만, 그의 플레이를 한 번이라도 본 사람이라면 바로 그 ‘남다름’을 알아차릴 수 있다.

아브라함은 2016년 5월 11일 리버풀을 상대로 첼시 데뷔전을 가졌지만 금방 팀에 자리 잡지는 못 했다. 그는 2016년 8월 챔피언십(2부) 브리스톨 시티로 임대됐다. 하지만 아브라함은 2016-2017시즌 브리스톨 시티에서 23골을 터트리며 가능성을 재확인 시켰다. 이후 그는 스완지시티에서 잠시 부침(31경기 출전 5득점)을 겪었지만 지난 시즌 아스톤 빌라에서 25골로 챔피언십 득점 2위에 오르며 자신의 존재감을 과시했다.

2019-2020시즌 첼시로 복귀한 아브라함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레스터시티를 상대한 1·2라운드에서는 침묵했지만, 노리치시티와의 3라운드에서 2골을 터트리며 스타 탄생을 알렸다. 그는 이어진 셰필드 유나이티드와의 4라운드에서도 전반에만 2골을 기록했으며, 울버햄튼과의 5라운드에서는 전반 34분과 41분, 후반 10분 연거푸 골을 넣으며 해트트릭을 기록했다.

특히 이날 해트트릭은 21세 347일로 첼시 구단 역사상 최연소 기록이며, 그는 이 경기 맹활약으로 2006년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맨유), 2017년 델리 알리(토트넘) 이어 EPL 역사상 세 번째로 ‘3경기 연속 2골 이상 넣은 21세 이하 선수’가 됐다.

190cm의 큰 키와 빠른 발도 아브라함의 무기이지만, 그의 가장 큰 장점은 ‘골 결정력’이다. 그는 지난 시즌 아스톤 빌라에서 총 116번의 슈팅 중 61번을 유효슈팅으로 연결해 25득점을 기록하며 약 21.5%의 높은 골 결정력을 기록했다. 아브라함은 올 시즌에도 15개의 슈팅 중 8개를 유효슈팅으로 연결해 7골(EPL 공동 1위)을 터트렸다. 이는 무려 46.6%에 달하는 놀라운 수치다.

첼시의 오랜 팬인 필자가 아브라함이 유독 반가웠던 이유는, 첼시의 레전드 디디에 드로그바가 떠올랐기 때문이다. 국내 축구 팬들에게 ‘드록신’이라 불릴 만큼 뛰어난 활약을 펼쳤던 드로그바는 프랑스 리그앙의 갱강과 올랭피크 마르세유를 거쳐 2004년 첼시의 푸른 유니폼을 입었다.

최근 첼시의 영광은 드로그바를 빼놓고는 이야기할 수 없다. 아니 그를 빼놓고 이야기해서는 절대 안 된다. 드로그바는 첼시에서 총 341경기에 출장해 157골을 기록했으며, 2006-2007시즌에는 20골을 넣으며 아프리카 선수 최초로 EPL 득점왕이 됐다. 또 2009-2010시즌에도 29골로 득점왕에 올랐으며, 특히 이 시즌에는 29골 가운데 페널티킥 득점은 1골밖에 없어 팬들의 신앙심(?)을 더 높였다.

드로그바가 활약하는 동안 첼시는 EPL 우승 4회, FA컵 우승 4회, 커뮤니티 실드 우승 1회, 리그컵 우승 1회 등 눈부신 성적을 올렸으며, 2011-2012시즌에는 마침내 구단 사상 처음으로 UEFA 챔피언스리그 정상에 등극했다.

드로그바는 2018년 11월 은퇴해 더 이상 그 아름다운 플레이를 볼 수 없지만, 이제 ‘제2의 드록신’을 꿈꾸는 타미 아브라함이 나타났다. 일요일 밤 그 놀라운 플레이를 놓치지 않길 바란다.

노진호 기자 windlake@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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