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속 소비가 판로 만들어

[시리즈]충북 농작물 지도가 변한다
<글 싣는 순서>

上. 아열대작물 주목하는 지자체
下. 성공과 실패 … 보완책은

바나나 나무(삼척반)를 키우고 있는 청주시 원평동 까치골농장 이태희(68) 씨가 재배방법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송휘헌 기자
바나나 나무(삼척반)를 키우고 있는 청주시 원평동 까치골농장 이태희(68) 씨가 재배방법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송휘헌 기자

[충청투데이 송휘헌 기자] 온난화영향으로 아열대작물에 대해 농가들의 도전이 계속되고 있다. 소득을 올리는 농가도 있지만 농사를 포기한 농가도 발생하고 있다.

충주는 지난 2009년부터 제주특산품이던 감귤 재배에 들어가 2011년부터 출하를 시작했다. 충주시 용두동의 한 농가는 지난해에도 13.5t을 출하했고 제주도보다 한달 조기 출하로 가격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다. 이 농가는 약 3200만원의 매출을 올린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13농가가 모여 만든 진천삼채영농조합은 삼채를 재배해 매출 10억원 이상을 올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청주에서도 오송읍에서는 얌빈, 신대동에서는 공심채 등을 농가에서 재배해 각 2000만원과 1500만원의 매출을 올렸다. 또 단양군에서는 여주, 영동군은 용과를 키워 소득을 내고 있다. 농가들이 재배한 아열대작물의 소득률은 60%가 넘어 농가들은 함박 웃음꽃이 피었다.

그러나 아열대작물이 모두 성공한 것은 아니다. 청주시 미원면에서 10년 동안 커피나무를 키운 A(51·여) 씨는 올해부터 커피나무를 줄이고 새로운 아열대작물을 키우고 있다. A 씨는 “커피나무를 좋아해서 키우기 시작했는데 많은 농가가 커피를 키워 경쟁력이 없다고 생각해서 줄였다”면서 “아직 커피나무는 키울만 하지 않다고 생각한다. 서리가 내리기 시작하는 10월부터 4월까지 난방을 해줘야 하는데 많은 난방비를 감당하기 어렵다”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난방비가 농작물을 팔아도 감당이 안될만큼 많이 발생한다”며 “그래도 아열대작물이 새로운 활력도 되고 개인적으로 계속 연구를 진행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청주시 남이면에서 2년간 여주(쓴오이)를 재배했던 B 씨는 판로의 문제를 들었다. B 씨는 “여주는 노지에도 잘 자라 낭방비 등의 걱정은 없는데 사람들이 오이를 먹지 여주는 많이 생소해서 먹지 않았다”면서 “여주가 건강식품이나 기호식품으로 취급받아 판로가 좋치 않아 여주농사를 포기하게 됐다”고 전했다.

이어 “아열대작물의 소비를 위한 조리법 등의 연구와 인식변화가 필요하다”며 “아열대작물 중 소득이 된다는 것은 농업인이 많이 몰려 폭락하는 일도 있어 당분간은 아열대작물을 재배하지 않을 생각”이라고 말했다.

아열대작물을 재배하는 농가들은 하나같이 작물의 생소함과 판로, 난방비 등을 해결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또 지자체에서 바뀌는 기후, 농업지도(地圖)와 관련된 연구용역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10억대 매출을 기록한 진천삼채영농조합 관계자는 지속적인 소비가 판로를 만든다고 강조했다. 조합 관계자는 “조합의 노하우를 이야기하면 생소함을 신선함으로 바꾸는 것이 중요하다”라고 운을 뗐다. 이어 “특이하다는 것에 매몰되면 안 되고 가치가 있고 특색이 있다는 것을 강조해야 된다”며 “농가에서 사람들이 작물을 잘 모를 거라는 생각을 하면 안 된다. 초기 판로 진입이 어려워 아열대작물이 효능이나 건강에만 중점을 두면 장기적으로 판매할 방법이 없다”고 덧붙였다.

특히 “요리 레시피를 개발하고 요리를 면들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인터넷 등 소비자의 구매패턴이 변화했기 때문에 일회성이 아닌 지속해서 소비되고 판매할 방법을 마련해야 된다”고 강조했다. 아열대작물의 판로와 농가의 어려움 해결을 위해 충북도와 자치단체는 연구를 지속할 계획이다.

충북농업기술원에서는 농가의 어려움을 덜기 위해 태양잉여열을 활용한 기술과 하이브리드난방(연료전지+태양광+축열)에 대한 활용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또 관광과 홍보 효과를 한 번에 잡을 수 있도록 농산물의 생산과 판매, 먹거리, 체험 등이 융합된 아열대 루트(길) 조성 계획을 세우는 중이다.

청주시농업기술원 관계자는 “아열대작물 판로를 위해 다방면으로 노력을 하겠다”면서 “기후에 따른 연구용역은 이번 예산안에 반영될 수 있도록 건의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끝>

송휘헌 기자 hhsong@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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