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포유·레노마 챔피언십 1R 보기 없이 61타

▲ [KLPGA 제공]

"샷이면 샷, 퍼트면 퍼트, 안되는 게 없는 날."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에서 손꼽는 명품 아이언 샷을 갖춘 김지현(28)이 버디 11개를 쓸어 담는 슈퍼 샷을 때렸다.

김지현은 19일 경기도 이천 사우스스프링스 컨트리클럽(파72)에서 열린 KLPGA투어 올포유·레노마 챔피언십 1라운드에서 11언더파 61타를 몰아쳤다.

61타는 2017년 이정은(22)이 OK저축은행 박세리 인비테이셔널 2라운드 때 세운 KLPGA투어 18홀 최소타(60타)에 1타 모자라지만 지금까지 두 번 밖에 나오지 않았다.

김지현은 2016년 배선우(25)가 기록한 코스레코드(62타)도 갈아치웠다.

또 KLPGA 투어 18홀 최다 버디 타이기록도 세웠다.

지금까지 KLPGA 투어에서 18홀 동안 버디 11개를 잡아낸 사례는 6차례 있었고, 버디 12개는 아직 없다.

18홀 동안 버디 11개는 김지현에게는 두 번째 경험이다. 그는 2017년 KG· 이데일리 레이디스 오픈 2라운드에서 버디 11개를 잡아내며 62타를 친 적이 있다.

김지현은 "샷, 퍼트가 다 잘됐다"면서 "특히 아이언의 거리감이 잘 맞았다"고 말했다.

10번 홀에서 경기를 시작한 김지현은 11∼13번 홀과 16∼18번 홀에서 연속 버디를 잡아내 전반을 끝냈을 때 이미 6타를 줄였다.

3번 홀(파4)에서 버디를 보탠 김지현은 5∼7번 홀에서 또 한 번 3개 홀 연속 버디를 뽑아낸 뒤 9번 홀(파4)마저 버디로 마무리했다.

김지현은 "내 장기가 아이언인데 퍼트가 따라주지 않아서 그동안 퍼트에 신경을 쓴 건 사실"이라면서 "아이언샷으로 더 가깝게 붙여 버디를 하자는 전력으로 경기했는데 마침 퍼트까지 따라줬다"고 설명했다.

경기위원회는 이날 화창하고 바람이 없는 날씨에 부드러운 그린을 고려해 핀 위치를 어려운 곳에 배치했지만, 김지현의 정교한 아이언샷은 아랑곳하지 않았다.

그는 이날 한 번도 그린을 놓치지 않았고 6m가 넘는 거리에서 퍼트한 적이 없었다.

지난 5월 두산 매치플레이 챔피언십 제패 이후 부진했던 김지현은 "상반기에 미국으로 두 번이나 다녀오는 무리한 일정으로 체력이 떨어지고 샷이 흐트러졌다"면서 "추석 연휴에 푹 쉬면서 체력을 회복한 덕에 샷이 살아났다"고 자평했다.

모처럼 우승 기회를 잡았지만, 김지현은 "욕심내지 않겠다"고 마음을 다잡았다.

"아직 사흘이나 남았다. 11언더파가 매일 나오는 성적이 아니지 않느냐"는 김지현은 "우선 들뜬 마음을 가라앉히는 게 오늘 해야 할 일이다. 내일은 첫날이라고 생각하고 새로 시작하겠다"고 말했다.

kho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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