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독도침탈 야욕이 기승을 부리는 가운데 독도를 조선의 영토로 명확하게 표기한 '조선전도'가 다시 주목받고 있다. 이 지도는 한국인 최초의 사제 김대건 신부가 1845년 서울에 머물면서 선교사들을 위해 제작했다고 한다. 1861년 제작된 김정호의 '대동여지도'보다 16년 앞서 제작된 조선전도는 지명을 한국식 발음의 로마자로 표기해 서구사회에 우리나라 지명을 소개한 첫 번째 지도다.

김대건 신부는 울릉도 동쪽에 독도를 그리고 로마자로 'Ousan’이라고 뚜렷하게 표기했다. 조선전도야 말로 독도가 한국 영토임을 증명하는 소중한 자료라고 하겠다. 이 지도는 1855년 프랑스 지리학회보에 수록돼 6개 국어로 번역됐다고 한다. 19세기 중엽에 이미 독도가 우리의 고유영토라는 사실을 서구 사회에 알린 것이다. 조선전도 제작 후 리델 주교는 1869년 한중일 지도를 만들면서 독도를 조선 영토로 명기했다. 이어 달레 신부는 1874년 조선지도에 독도를 조선 영토로 표기했다.

안타까운 건 조선전도가 국내에 없다는 점이다. 원본으로 추정되는 조선전도는 현재 프랑스 파리국립도서관에 소장돼 있다. 당진시와 천주교 대전교구가 국외소재문화재재단의 협조를 얻어 확인한 결과 2장의 지도가 파리도서관에 더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당진시와 천주교 대전교구는 오는 2021년 김대건 신부 탄생 200주년을 맞아 다양한 기념행사를 준비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조선전도의 가치가 재조명 받고 있는 것이다. 김대건 신부는 당진 출신이다.

조선전도에 대한 보다 체계적인 연구가 있어야겠다. 우리나라 지도사(史)와 천주교 역사의 중요한 자료가 될 게 분명하다. 지금으로서는 어느 지도가 원본인지조차 확인할 수 없어 아쉬움이 남는다. 당진시는 김대건 신부 탄생 200주년 때 조선전도를 임대해오는 방안 등을 계획하고 있다고 한다. 어디 조선전도 뿐이겠는가. 세계 최고(最古) 금속활자본인 '직지심체요절'을 비롯해 숫한 우리 문화재가 해외에서 들어오지 못하고 있으니 가슴이 아프다.

저작권자 © 충청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