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생 멧돼지 이동 잦아져
순환수렵장은 유해 야생동물의 포획으로 농작물 피해를 막고 지자체 수입을 늘리자는 취지에서 시행됐다. 그러나 수렵인이 한곳에 몰릴 경우 멧돼지가 다른 지역으로 이동해 ASF 확산을 부추길수 있어 딜레마에 빠졌다.
현재 야생 멧돼지의 ASF 감염은 확인되지 않았다. 충북도는 순환수렵장 운영 계획을 고시하려다 잠정 보류했다고 18일 밝혔다. 지역내 순환수렵장 예정지는 보은, 옥천, 영동이다.
도 관계자는 “축사가 있는 지역에서 수렵을 하게 되면 야생 멧돼지 이동이 잦아져 ASF 확산을 부추길 수 있다는 지적에 잠정 보류를 결정했다”고 말했다.
야생 멧돼지는 중국과 동남아시아에서 돼지고기 가공품과 함께 ASF를 확산시킨 주요 매개체로 꼽힌다.
환경부 산하 국립생물자원관의 야생동물 실태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국내 멧돼지 서식 밀도는 1㎢당 5.2마리이다. 이는 통상 전염병 전파가 어려운 기준치인 1㎢당 1마리를 훌쩍 뛰어넘는 밀도다.
또 멧돼지 이동을 통제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므로 바이러스에 감염되면 걷잡을 수 없는 사태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것이다.
현재 충북 지역에서 포획된 야생 멧돼지 혈청에서 ASF 바이러스가 검출되지 않았다. ASF가 파주를 넘어 다른 지역으로 번지면 순환수렵장 운영을 포기해야 할 수도 있다. 그러나 야생 멧돼지 개체 수 조절을 위한 농작물 피해 방지단 운영은 중단없이 이뤄진다.
도 관계자는 “이달 4일 ASF 방역을 위해 시·군별 재난관리기금을 활용하라는 공문을 보냈다”며 “ASF 차단을 위해 다양한 대책을 강구 중”이라고 말했다.
송휘헌 기자 hhsong@cc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