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45년 조선전도에 독도와 만주지역 조선영토 표기해 서구 사회에 알려

최근 일본 무역보복으로 촉발된 ‘NO NO 재팬’ 운동이 계속되며 한일 관계가 팽팽한 긴장감 속에 있다.

내년 도쿄 올림픽을 앞두고 독도 영유권 주장이 또다시 제기되는 가운데 한국인 최초 사제인 김대건 신부가 174년 전인 1845년 서울에 머물며 선교사들을 위해 제작한 조선전도가 눈길을 끈다.

조선전도. 사진=당진시 제공
조선전도. 사진=당진시 제공

조선전도는 지명을 한국식 발음의 로마자로 표기해 서구사회에 우리나라 지명을 소개한 첫 번째 지도다.

1861년 제작된 대동여지도보다도 무려 16년 앞서 제작됐고 1855년에는 프랑스 지리학회보에도 수록돼 6개 국어로 번역되기도 했다.

조선전도에서 주목할 점은 지도 속에 조선의 산과 강 이름을 대부분 삭제했음에도 만주지역과 울릉도, 독도를 조선의 영토로 명확하게 표기했다는 점이다.

김대건 신부는 울릉도 동쪽에 독도를 그리고 로마자로 ‘Ousan’이라고 뚜렷이 기록함으로써 19세기 중엽에 이미 독도가 우리의 고유영토라는 사실을 서구 사회에 알리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실제 조선전도 제작 이후 리델 주교가 1869년 한중일 지도를 제작하면서 독도를 조선 영토로 명기하고 1874년 달레 신부도 조선지도에 독도를 조선 영토로 표기했다는 점이 이를 뒷받침 한다.

원본으로 추정되는 조선전도는 1846년 리브와 신부에게 전해졌는데, 이중 한 부가 중국 상하이 총영사 몽티니 손을 거쳐 1855년 프랑스 왕립도서관에 기증돼 현재 파리국립도서관에 소장돼 있다.

당진시와 천주교 대전교구가 국외소재문화재재단의 협조를 얻어 확인한 결과 당초 한 장의 지도 외에도 두 장의 지도가 더 파리도서관에 소장돼 있다는 사실을 최초로 확인했다.

다만 파리도서관에 소장돼 있는 각각의 지도가 조금씩 차이를 보이고 있고 당시의 만주 지역도 조선의 영토로 표기한 만큼 어느 지도가 원본인지를 비롯해 조선전도에 대한 보다 체계적인 연구가 필요하다.

우리나라에는 최석우 신부가 1978년 입수한 지도 사본이 현재 한국순교자박물관과 독도박물관에 전시 중이다.

천주교 대전교구 이용호 신부는 “김대건 신부의 스무 번째 서한에는 스승인 리부아 신부에게 두 장의 조선지도를 보냈다는 내용이 담겨 있다”며 “조선전도가 그 지도일 것으로 판단되는데, 연구 성과가 축적되면 조선전도는 천주교 역사뿐만 아니라 우리나라 지도사에 있어서도 중요한 족적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당진시와 천주교 대전교구는 2021년 김대건 신부 탄생 200주년을 맞아 연중 기념행사를 개최할 예정이며, 이와 연계해 조선전도를 활용하고 알릴 수 있는 콘텐츠도 구축할 계획이다.

진나연 기자 jinny1@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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