市, 내년 7월 1일 2500억 발행
늦게 나선편… 발행주체 등 고민
이미 지역화폐 있는 대덕구 울상
자금유출·경제 양극화 심화 걱정
市 “대덕e로움과 조화방안 고민”

사진 = 연합뉴스
사진 = 연합뉴스

[충청투데이 이정훈 기자] 대전시가 지역화폐 발행을 추진하면서 시와 자치구간 갈등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시의 경우 지역내 소비촉진과 자금 역외유출 방지 등을 꾀할 수 있지만, 지역화폐를 먼저 도입한 대덕구 입장에선 혼선을 빚거나 소비의 쏠림 현상 등을 우려하고 있다.

17일 대전시에 따르면 시는 지역화폐 발행 시기를 내년 7월 1일로 정하고 2500억원 규모의 화폐를 발행하기 위한 발행 방식 등을 검토하고 있다.

현재 전국적으로 지역화폐 바람이 불고 있는 추세다. 지역 화폐를 발행한 지자체(광역·기초단체 포함)는 2016년 53곳에서 올해 177곳으로 세 배 넘게 늘었다. 발행액도 2016년 1168억원에서 지난 7월 기준 2조 27900억원으로 급증한 상태다.

대전은 뒤늦게 지역화폐 도입에 합류하게 되는 셈이다.

우선 시는 발행 주체에 대해 직접 발행을 할 지, 아니면 자치구 마다 발행을 하고 시가 지원을 하는 방식으로 시행할 지 등을 검토하고 있다. 명칭은 공모를 통해 정해지고 발행 형태는 카드와 모바일 등을 고려하고 있다.

할인 혜택으로는 6%에서 추가적으로 늘어날 예정이며 국비4%, 시비2%, 구비 일부를 예산으로 사용할 계획이다. 이와 관련한 조례 제정 및 예산 편성도 내년도 상반기 중 시행할 방침이다.

시가 지역화폐를 도입하게 된 배경은 지역내 소비촉진, 자금 역외유출 방지로 지역 소상공인·자영업자의 소득 증대 도모, 선순환 지역경제 구축 등을 위해 마련하게 됐다.

하지만 시가 지역화폐를 추진하자 대덕구에서 볼멘소리가 나오고 있다.

먼저 지역화폐를 도입한 대덕구 입장에선 대전시의 지역화폐는 소비가 많이 이뤄지는 서구와 유성구로 몰릴 수 있다는 우려를 표하고 있다. 대덕구의 자금이 빠져나가는 것은 물론 지역 간 경제 양극화 해결이 안 된다는 것이다.

이날 시는 지역화폐 발행에 대한 각 자치구의 입장을 들어보는 시간을 가지기도 했다. 행정부시장과 5개 자치구 부구청장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시·구 정책협의회에서는 비공개로 지역화폐 도입에 대한 논의가 이뤄졌다.

한필중 대덕구 부구청장은 “현재 대덕e로움의 경우 시 차원의 지역화폐와 별개로 계속 발행할 예정”이라며 “지역화폐 발행주체가 정해지지 않았지만, 시 주도로 발행이 된다면 대덕e로움과 연계성을 가졌으면 한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대전시 관계자는 “이미 발행 중인 대덕e로움과 충돌하지 않고 조화롭게 해나갈 수 있는 방안을 고민 중”이라며 “도입취지를 훼손하지 않으면서도 지역화폐에 참여하고자 하는 자치구의 의지나 시장논리, 동서격차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최종 결정을 내릴 것”이라고 말했다.

이정훈 기자 classystyle@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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