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조국 장관 교섭단체 대표연설 출석 두고 대립 격화

[충청투데이 백승목 기자] 여야 교섭단체 3당 원내대표들은 16일 오후 국회에서 회동을 갖고 정기국회 일정 조정 문제를 논의했으나 합의에 실패했다.

더불어민주당 이인영·자유한국당 나경원·바른미래당 오신환 원내대표는 이날 오후 국회에서 회동을 가졌지만, 조 장관의 교섭단체 대표 연설 출석 문제를 둘러싸고 타협점을 찾지 못했다. 이에 여야는 일단 이번 주에는 정기국회 일정을 잠정 중단하기로 했다.

당장 17일 예정됐던 교섭단체 대표연설 일정부터 차질을 빚게 됐다.

야당은 검찰 수사 대상인 조 장관의 임명 자체를 인정할 수 없기 때문에 국무위원들이 교섭단체 대표연설을 청취하는 자리에도 앉혀서는 안된다는 입장이다.

나경원 원내대표는 회동 직후 기자들과 만나 "피의자인 조국 수석이 과연 국회 본회의 교섭단체 대표연설에 참석하는 것이 맞느냐에 대해 서로 이견이 있어서 이번 주 정기국회 일정은 일단 진행하지 않기로 합의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정기국회 일정에 대해서는 추후 논의하겠다"고 부연했다.

오신환 원내대표도 "내일부터 하기로 한 교섭단체 대표연설은 이견으로 인해 합의되지 않았다"며 "그래서 주중에 다시 만나서 이후 일정을 논의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오 원내대표는 다만 대정부 질문과 국정감사 일정 순연 가능성에는 선을 그었다. 그는 "교섭단체 대표연설만 펜딩(계류)된 것"이라며 "그 다음 일정은 주중에 다시 만나서 논의하겠다"고 밝혔다.

앞서 이날 오전 여야 3당 원내대표는 회동을 갖고 국회 일정 조율에 나섰다.

이 자리에서 민주당은 17일 시작되는 교섭단체 대표연설 등 합의된 일정을 그대로 진행해야 한다는 입장이었으나, 조 장관 임명에 반발한 한국당과 바른미래당은 대표연설이 있을 본회의장에 조 장관의 출석은 안 된다며 맞섰다.

이 원내대표는 비공개 회동 후 기자들과 만나 "정해진 일정은 그대로 갔으면 좋겠다"면서 "(조국) 장관을 부정하는 야당의 요구를 어떻게 받아들일 수 있겠냐. 무리한 요구"라고 밝혔다.

반면 나 원내대표는 "교섭단체 대표 연설에서 조국 전 청와대 민정수석이 출석한다는 것은 용납할 수 없는 부분이라 국무위원 출석 요구의 건에 대한 합의가 안 됐다"고 말했다. 오 원내대표도 "조국 피의자 장관을 인정할 수 없다는 것이 야당의 입장"이라고 강조했다.

3당 원내대표들은 문재인 대통령의 방미 일정(22∼26일)과 겹치는 대정부질문(23∼26일) 일정 변경도 논의했으나 구체적인 조정안에는 합의하지 못한 채 오후 협상까지 이어나갔지만, 조 장관의 교섭단체 대표연설 출석 문제를 놓고 끝내 이견을 좁히지 못했다.

서울=백승목 기자 sm100@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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