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선주 농협 청주교육원 교수

빌 게이츠는 생각에만 집중할 양질의 시간을 확보하기 위해 1980년대부터 매년 두차례 ‘생각 주간’ (Think week)을 갖고 있다. 북서 태평양 어딘가 삼나무 숲속 2층 오두막집에 일주일간 틀어박혀 읽고 생각만 한다. 아직까지 아무도 정확한 장소를 모르는 이유는 마이크로소프트 임원은 물론 가족과 친구까지 출입이 금지되기 때문이다.

빌 게이츠와 매일 두번의 식사를 제공하는 관리인 밖에 없다. 책과 보고서에 파묻히는 일주일동안 이곳에서 전자제품이라곤 다이어트 콜라가 채워진 냉장고와 회사 보고서를 보기 위한 PC 뿐이다. 휴대폰과 태블릿 PC도 없다. 대신 벽에는 책이 잔뜩 꽂혀있고, 프랑스 문호 빅토르 위고의 초상화가 걸려 있다. MS 관련 보고서와 제안서도 대부분이 종이로 인쇄돼 산처럼 쌓여있다.

생각을 위한 치밀한 준비를 위해 빌 게이츠 비서진은 생각 주관을 2개월 전부터 준비한다. 서재를 채울 책과 전 세계 MS 임직원들이 작성한 보고서와 제안서를 선별하는 작업이다. 빌게이츠는 일주일 동안 100여건의 보고서 및 제안서를 읽는데 어떤 날은 식사 시간까지 아껴가며 18시간 내내 읽기만 할때도 있다. 정리한 생각 정리하기 위해 마지막 날은 일주일 동안 읽고 생각한 것을 요약하는데 할애한다는 것이다. 그 결과는 MS 임원 등에게 이메일로 보낸다. 칼 뉴포트 조지타운 대학 컴퓨터 공학과 교수는 빌 게이츠의 생각 주간을 '딥 워크'(deep work)라는 개념으로 설명한다. 외부로부터 어떤 방해도 받지 않고 집중할 때 인지 능력을 한계까지 끌어 올릴 수 있고 이를 통해 남들이 모방하기 힘든 가치 있는 결과물을 생산할 수 있다는 것이다.

마크 트웨인은 농장 헛간에 틀어박혀 '톰 소여의 모험'을 집필했다.

한 번 들어가면 나올 생각을 않아 가족들이 나팔을 불러 불러드려야 할 정도였다. 조앤 롤링도 '헤리포터'시리즈를 집필할 때 집과 카페를 전전하며 몰입 할수 있는 공간을 물색했다. 그러다 매일 호텔방을 예약해 하루치 글쓰기가 끝나면 귀가하는 생활을 반복했다. 칼융은 취리히 호숫가 근처 볼링겐이라는 마을에 작은 돌집을 짓고 주기적으로 방문했다. 그곳에서 불을 피우고 물을 긷는 등 단순한 생활을 하며 글을 썼다.

그래서 컨설팅회사 'productivity pro'의 로라 스택 회장은 우리에게도 생각에만 집중할수 있는 제3의 공간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무언가 창조적인 것을 생각해 내고 전략적 사고를 하려면 제3의 공간이 필요한데 동료, 배우자, 아이, 반려동물, 기술 등 어떤 것도 나를 방해하지 않는 환경에서 집중하는 시간을 가져야 하는데 그렇지 않으면 지금보다 더 높은 단계의 일을 해내긴 어렵다.

하지만 일반인이 생각과 몰입을 위한 공간과 시간을 확보하기는 쉽지 않다. 그래서 뉴포트 교수는 일상에서 딥 워크를 실천하는 방법으로 첫째 집, 회사 또는 헤드폰 끼고 소음을 차단하는 것으로도 충분하고 대신 규칙적으로 할 필요가 있다고 한다. 두 번째로는 그 시간엔 전화, 메시지, 이메일을 받지 말고, PC를 사용한다면 관련 없는 창은 모두 닫고 마지막으로 딥 워크에는 많은 에너지가 소모되므로 빌게이츠가 다이어트 콜라를 챙긴 것처럼 좋아하는 간식을 준비하라고 조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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