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충남 소재 대학들이 가을학기 개강과 동시에 릴레이 헌혈 캠페인을 펼쳤다는 소식이다. 지난 2일부터 추석연휴 전날인 11일까지 대전과 충남지역 대학 15곳에서 헌혈운동이 진행됐다고 한다. 지역의 상당수 학교가 헌혈 릴레이에 참여한 것이다. 이 기간 동안 대학교 헌혈에서만 889명의 헌혈자를 모집할 수 있었다니 참여율이 꽤 높다. 방학이 끝나자마자 생명나눔 헌혈운동에 동참한 대학생들의 마음가짐이 기특하다.

헌혈인구는 계절에 따라 큰 편차를 보인다. 방학이나 연휴기간 중에는 헌혈인구가 크게 줄어든다고 한다. 그만큼 우리나라는 헌혈인구 가운데 학생들이 차지하는 비중이 높다. 대한적십자사의 혈액 보유량이 넉넉지 않은 형편이고 보면 대학생들의 릴레이 헌혈 참여는 혈액수급에 큰 보탬이 될 게 분명하다. 릴레이 헌혈 캠페인이 일회성 행사를 떠나 상시적으로 유지될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저출산 고령화는 헌혈인구에도 영향을 끼치고 있다. 헌혈을 많이 하는 학생층이 줄면서 혈액부족 사태가 우려되고 있다. 우리나라는 헌혈의 70% 가까이가 10~20대가 한 헌혈이다. 학생층 의존율이 절대적이다. 고령화로 혈액의 수요는 늘어나는데 헌혈인구는 감소하는 불균형 상태다. 수혈용 혈액 적정 보유량(5일치)을 보면 얼마나 심각한지 가름 할 수 있다. 대한적십자사 혈액관리본부가 지난해 수혈용 혈액 적정 보유량을 비축한 날이 100일이 채 못 된다.

혈액은 인공적으로 만들 수 없어 수혈이 필요한 환자에게는 생명을 구하는 유일한 수단이다. 외국에서 수입하지 않고 혈액을 자급자족하려면 연간 약 300만명이 헌혈에 참여해야 한다. 하지만 지난해 헌혈 건수는 268만건으로, 한 사람이 여러 번 헌혈한 경우를 감안하면 실제 헌혈인구는 여기에 크게 못 미친다. 특정 연령대에 의존하지 않는 헌혈인구의 다변화가 절실하다. 헌혈자에 대한 다양한 인센티브 부여도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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