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현숙 청주시 상당구 주민복지과 사회복지팀장

열등감의 사전적 의미는 '자기 자신을 남들과 비교하며 자신은 부족하고 못났다고 느끼는 것, 나보다 나은 대상을 만났을 때 위축되고 당황하는 심리'이다. 열등감은 자신이 어떤 사람인지 정확하게 판단하지 못하도록 만든다. 그래서 자신을 무시하는 태도를 보이게 하며 자신의 역량을 과소평가하게 만드는 동시에 무기력감을 느끼게 한다. 이 때문에 무슨 일을 하든지 포기가 빠르고, 자립심이 부족해 사회생활도 제대로 못 하는 경우가 많다.

나의 열등감은 작은 키에 있었다. 150㎝가 안 되는 키 때문에 스무 살이 될 때까지 나는 열등감에 사로잡혀 제대로 된 학교생활도 못하고 매사에 부정적인 시선으로 살았으며 모든 사람이 나를 무시할 거라는 막연한 생각을 하고 살았다. 그러던 중 대학교 때 나와는 반대의 신체 조건을 가진 키가 170㎝가 넘는 친구가 이런 말을 했다. "친구야, 너는 열등감에 너무 사로잡혀 있어. 너는 키가 작은 게 열등감이지만 나는 키가 너무 큰 게 싫어. 하지만 큰 키가 갑자기 작아지지 않는다는 것을 인정하니까 세상이 다르게 보여. 너도 있는 그대로 받아들여. 너 그거 아니? 다른 사람들은 네 열등감에 관심도 없다는 거?”

이 말을 듣는 순간 나는 그동안 너무 나만의 세계에 갇혀 지냈다는 걸 깨달았다. 그 후로 난 당당하게 작은 키를 무기(?) 삼아 당당하게 행동하려고 노력했고 어느 순간 내 작은 키가 큰 키의 사람들에 비해 행동이 민첩한 장점이 될 수도 있다고 하는 자신감을 느끼게 됐다. 그리고 자연스럽게 내가 타인에게 열등감으로 주눅이 들었을 뿐, 타인은 나의 열등감에 관심이 없다는 걸 깨닫게 됐다.

열등감은 나보다 잘난 사람이 있어서 상대적으로 느끼는 현상이다. 전지현 같은 팔등신이 있기에 나 같은 사람이 상대적으로 열등감을 느끼는 것처럼. 하지만 우리는 사회 구성원들을 벗어나서 살 수 없기에 자신의 단단한 껍질 속에 갇혀 있는 열등감을 깨고 건강한 자신감으로 벗어나지 않으면 엉뚱한 행동으로 자멸하게 될 수도 있다. 어찌 보면 열등감과 우월감은 한 세트이다. 혼자 있을 땐 우월감을 느끼고 있다가 남들과 같이 있으면 열등감을 반복적으로 느끼게 되기 때문이다.

아인슈타인은 못생겼고 공부도 못했으며 엘비스 프레슬리 역시 첫 오디션 때 트럭 기사나 하라는 소리를 들었지만 이런 열등감을 동력 삼아 건강한 열등감으로 이를 극복하고 우월감으로 발전해서 성공하지 않았는가?

세계적으로 유명한 심리학자 알프레드 아들러는 "열등감이나 열등의식은 결코 약점이나 비정상이 아니며 모든 사람에게 공통으로 있다. 당신이 열등감 때문에 괴롭다면 그것은 당신을 움직이는 원동력이 될 것이다. 하지만 당신이 열등감에 괴로워하기만 한다면 그것은 당신을 집어삼키고 말 것이다"라고 했다.

이 말은 자기 생각을 건강하게 통제해 남과 비교만 하지 않으면 자신이 얼마나 소중한 사람인지 알게 된다는 의미일 것이다.

마지막으로 신혜정 작가의 '내 삶에 한 번쯤은 걷는 기쁨'에 나오는 구절을 인용해 본다.

"나를 초라하게 만드는 건 남이 아니라 남과 나를 비교하는 나 자신이었다. 그렇데 그렇게 내 마음을 괴롭힐 필요가 없었다. 누가 시험을 잘 보고, 누가 바느질을 잘하는지 그 능력은 잴 수 있어도 사람 자체를 잴 수는 없다. 비교할 수도 없다. 누구든 자신만의 역사를 가지고 자신만의 속도로 자신의 인생을 꾸려가는 거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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