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의 추석 민심은 단연 '조국 블랙홀'에 휩싸인 가운데 여야 정치권을 질타하는 목소리로 얼룩졌다. 먹고 살기가 날로 어려워지면서 서민 아픔도 여지없이 드러났다. 바닥을 해매고 있는 민생경제에 대한 불만이 극에 달한 느낌이다. 그런데도 정치권은 민생 살리기는 뒷전인 채 서로 힘겨루기를 하느라 여념이 없다. 누구를 위해서 그러는가. 극한 대결로 치닫는 한국 정치 현실 이래도 되나. 추석 민심은 묻고 또 묻는다.

정치권이 더 잘 안다. 여야를 막론하고 조국 이슈로 이번 추석을 뜨겁게 달구었다. 조국 장관 임명을 둘러싼 찬반양론으로 국민이 쪼개진 터라 충분히 예견된 일이었다. 가족 친지끼리 모처럼 만나 얼굴까지 붉힐 수야 없지 않은가. 여야 격돌, 진영 간 승부 싸움 형국에서 검찰수사까지 겹쳐 혼돈스러운 상황이 전개되고 있다. 정치권 스스로 자신의 역할을 축소하는 상황이 지속적으로 전개되고 있어 안타깝다. 이 시점에서 각종 의혹은 하나도 남김없이 명쾌하게 규명돼야 한다. 차분하게 검찰 수사를 지켜봐야한다는 쪽에 힘이 쏠리는 분위기도 감지되고 있다.

우리 현실이 녹록치 않다. 경제 외교 안보 등 국정 전반에 복합위기가 닥치고 있다는 지적이 잇따른다. 미중 무역전쟁, 세계 경제침체, 일본의 수출규제, 북핵 위기 속에서 우리 경제 사정이 심상찮다. 수출 내수 동반 부진으로 경제 활력을 잃고 있다. 경제 성장률이 1%대로 추락할 것이라는 비관론도 나온다. 이럴 때 가장 힘겨운 계층은 서민들이다. 이들을 보듬고 살피는 일이 중요하다. 국민을 살리는 정치, 통합과 배려의 정치가 아쉽다.

간과할 수 없는 것이 또 있다. 국토의 11.8%에 불과한 수도권이 비수도권 인구를 웃돈다는 건 정상이 아니다. 겉돌고 있는 지방분권과 국토균형발전 정책이 도마 위에 올랐다. 대전·충남 혁신도시 추가 지정, 세종시 국회분원 및 청와대 제2집무실 설치의 필요성이 강조되고 있다. 여야는 추석 민심을 겸허하게 수용하여야 한다. 20대국회 마지막 정기국회가 제대로 가동돼야 한다. 민심으로부터 '최악의 국회'로 낙인찍히지 않도록 하라. 내년 4·15 총선 민심의 바로미터가 여기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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