市, 대흥배수지 활용 건립안 구상
인근 연계 원도심 문화예술거점화
과거 만화창작관 무산…“공론화 우선”
배수지 존치 여부 용역 진행 예정

대전테미공원 드론 사진. 가운데 대흥배수지 모습.
대전테미공원 드론 사진. 가운데 대흥배수지 모습.

[충청투데이 최윤서 기자] 대전 테미근린공원 내 위치해 대흥동 주민의 수도 공급 기능을 하고 있는 ‘대흥배수지’가 향후 미술관으로 탈바꿈 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원도심 문화예술 활성화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는 반면 미술관 건립 자체의 필요성을 놓고 시민의 공감대 형성이 우선돼야 한다는 지적도 따른다.

최근 대전시는 대흥배수지를 활용한 미술관 건립안을 구상 중에 있다. 이론적 근거와 타당성 확보를 위해 제2회추가경정예산안에 관련 연구용역 예산 8500만원을 편성한 상태다.

배수지는 정수장에서 생산된 수돗물을 고지대에 저장해 각 가정이나 사업장 등 수용가로 직접 공급하는 시설이다. 테미공원 정상에 설치된 대흥배수지는 규모 400㎡가량에 3000t 용량으로 현재 대흥동 268세대에 식수를 공급하고 있다.

1956년 들어선 대흥배수지는 과거 원도심 대부분 지역에 수돗물을 공급하며 중요한 역할을 했지만, 1980년 충청권 최대 식수원인 대청댐이 조성된 이후 그 기능이 급격히 약화됐다. 시는 물탱크라는 특성상 사방이 막혀 있어 빛이 잘 들어오지 않는다는 점을 활용해 이곳을 ‘전시공간’으로 활용하겠다는 구상을 내놨다. 이는 인근의 테미예술창작센터와 옛충남도관사촌 테미오래를 연계해 테미공원 일대를 원도심 복합문화예술거점으로 조성하겠다는 구상의 일환이기도 하다.

일각에선 미술관 건립에 있어서 공론화 과정이 우선이라고 강조한다. 이미 2016년 테미공원 내 ‘먼나라 이웃나라’의 저자이자 대전출생인 이원복 교수를 내세운 만화창작관을 조성하려는 움직임도 있었지만 주민 반발로 인해 무산된 바 있다.

이번 계획 역시 중·장기적인 안목과 다방면적인 검토는 물론 미술관 자체의 필요성에 시민들의 공감대가 모아져야 순조롭게 추진될 수 있다.

한 지역 문화예술계 관계자는 “먼저 관련 시설 전문가나 인근 주민, 지역 문화예술계 등의 의견 수렴 과정이 필요할 것 같다. 개인적으로는 제대로 된 미술관 기능을 하기엔 해당 부지가 협소하다고 생각한다”며 “테미창작예술센터도 진입로가 좁고, 주차장 등 기반시설이 부족해 운영에 어려움을 느끼고 있는 상황인데 주변의 기본적인 인프라 구축 없이 미술관만 덩그러니 건립한다고 해서 이곳 전체가 문화예술거점이 될 지는 의문”이라고 의견을 전했다.

이와 함께 대흥배수지 존치 여부를 놓고 대전상수도사업본부는 이르면 연내 수도정비기본계획에 대한 용역결과를 수립할 예정이다.

상수도사업본부 관계자는 “대청댐이 존재해도 원활한 수도공급에 있어서 배수지는 많으면 많을수록 좋다. 대흥배수지의 기능이 과거보다 약화된 것은 사실이지만 인근의 다른 배수지에서 이상이 생길 수 있다는 변수까지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대흥배수지가 없어져도 주민들 수도공급에 확실히 차질이 없는지, 또 다른 문제가 발생하지는 않을 지 본부 차원에서 면밀히 검토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최윤서 기자 cys@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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