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투데이 최윤서 기자] “조국의 독립과 민족 해방 운동을 선두에 서서 이끌었다. 나의 아버지 최재형은 1906년, 항일 독립운동 조직을 결성하고 독립운동가를 양성했다. 당시 조국의 독립을 위해 싸웠던 항일 투쟁 지도자들과 늘 가까운 관계를 유지했던 아버지 최재형은 일본 우두머리를 죽이면 조국의 독립을 위해 큰 도움이 될 거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다. 우리가 있던 노보키옙스크에 ‘안인사’라는 또 다른 이름으로도 불렸던 안응칠(안중근)이 살았다. 그는 거사를 준비하고 있었다. 창고 벽에 세 명의 모습을 그려놓고 그들을 향해 총을 쏘는 연습을 했다. 어느 날, 나와 소냐 언니는 마당에서 놀다가 그 광경을 보게 됐다. 결국 안중근은 하얼빈으로 가서 일본군 우두머리 이토 히로부미를 사살했다.” -p27~28, 올가의 육필 원고 中

독립운동가 최재형의 딸 올가와 아들 발렌틴의 육필 원고를 번역한 ‘나의 아버지 최재형<사진>’이 최근 출간됐다.

이 책은 러시아 연해주 독립운동의 대부이자 임시정부 초대재무총장을 지낸 최재형의 항일 독립 투쟁의 여정을 딸과 아들의 시선으로 그려내고 있다.

최재형은 1860년 함경북도 경원에서 노비인 아버지와 기생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나 9살이 되던 해에 아버지와 형을 따라 러시아 연해주로 건너갔다. 러시아에서 무역업과 군납으로 막대한 부를 축적한 그는 항일 독립운동 조직을 결성하고 독립운동가들을 양성하는 등 조직적으로 항일 독립운동을 전개했다. 교육이 조국 독립의 뿌리임을 인식한 그는 학교와 교회를 세우는 일에도 앞장 선 선각자였다.

이 책의 저자인 올가와 발렌틴의 기록에 따르면 최재형이 안중근 의사의 이토 히로부미 저격을 기획하고 지원했음을 생생히 알 수 있다. 한국의 애국자로서, 최재형은 점령자들인 일본과 싸웠다. 독립 전쟁에 적극적으로 참여했다.

제1부는 최재형의 딸 올가의 육필 원고이다. 올가의 글에는 슬라뱐카 마을에서 아버지 최재형과 지냈던 행복한 유년의 기억이 고스란히 적혀있다.

올가의 글에 나타난 항일 독립운동가 최재형의 마지막 모습은 100여 년이 지난 지금도 우리의 가슴을 울린다. 올가는 아버지가 일본군에 끌려가던 1920년 4월 5일 새벽의 기억 때문에 평생 정신적 고통을 겪었다고 고백한다.

제2부는 최재형의 아들 발렌틴의 육필 원고다. 특히 2부에서는 민족 지도자로서의 최재형의 활동상이 잘 드러난다. 이 책은 독립운동가 후손들의 삶이 얼마나 처절했는지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안민석 국회문화체육관광위원장은 “연해주에서 대한의 독립을 주도한 최재형 선생은 조국의 불꽃이었다. 그의 딸 올가와 아들 발렌틴이 쓴 ‘나의 아버지 최재형’이 전 국민의 필독서가 되길 고대한다”고 추천 소감을 밝혔다.

최윤서 기자 cys@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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