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호경 청주시 상수도사업본부 정수과장

세계적으로 유명한 영국의 의학 잡지 '브리티시 저널'에서 전 세계 의학자와 과학자에게 인류 건강을 획기적으로 개선한 가장 위대한 성과가 무엇인지 물었다고 한다.

그 결과는 '상수도 보급'으로 조사됐는데 과거 수많은 인간의 생명을 앗아갔던 콜레라나 장티푸스와 같은 수인성 전염병이 사라진 것이 깨끗한 수돗물 공급 이후부터였다는 주된 이유이다. 그만큼 수돗물은 인간의 수명과 삶의 질에 직접적인 연관이 있는 것이다.

5월 인천에서는 '붉은 수돗물 사태'가 발생해 학교에선 급식이 중단되고, 운영을 못 하는 식당이 생기고, 가정집에서는 생수를 사서 밥을 짓고 머리를 감아야 하는 일이 벌어졌다. 인천시는 붉은 수돗물로 인해 서구와 중구 영종도에서 피해를 본 시민이 63만 5000여명에 이른다고 잠정 집계했다. 이번 사태로 수돗물에 대한 불신 또한 전국적으로 크게 확산했다.

수돗물에 대한 불신을 불식시키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우선 수도시설의 노후화 등 안전한 물 공급을 위협하는 위험인자들을 사전에 파악해 노후관 교체 등 개선 방안을 시행함은 물론 전문적인 정수 처리와 체계적인 운영으로 관리 감독을 철저히 해 소비자의 눈높이에 맞는 품질의 수돗물을 공급해야 할 것이다.

이를 위해 청주시 상수도사업본부는 시민이면 누구나 무료로 신청할 수 있는 '수돗물 안심 확인제'를 운영하고 검사 전문 인력이 직접 방문 채수해 수질검사를 하는 등 시민과의 소통을 통해 수돗물의 안전성을 알리고 불신을 해소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특히 청주시 먹는 물 수질검사기관은 국내 숙련도 시험에서 2017년 연속 적합 판정을 받았으며 최근 2년은 국제적인 숙련도 평가 인증을 획득해 세계적인 수질검사기관과 비견한 분석 능력을 검증하고 있다. 또한 충청권 정수장(청주시, 대전광역시, 공주시, K-water)과 안전한 수돗물을 공급하기 위한 상호협약을 체결하는 등 안전한 수돗물 공급을 위해 적극적으로 노력하고 있다.

한편 청주시는 2016년 기존 노후화된 정수장을 폐쇄하고, 현재의 지북정수장으로 이전했는데, 지북정수장은 약 24만 7934㎡ 부지에 1일 12만 5000t의 수돗물을 생산하는 최신 설비를 갖췄다. 특히 2018년 7월부터는 응집·침전·여과·소독으로 이뤄지는 표준정수 처리공정 외에 오존 접촉 및 활성탄 흡착 공정을 채택한 고도처리시설이 준공돼 지오스민, 2-MIB 등 맛, 냄새 물질을 100% 제거해 고품질의 수돗물을 생산하게 됐다. 한마디로 청정한 대청호 원수를 이용해 '명품 수돗물'을 생산하는 것이다.

한순간의 방심으로 걷잡을 수 없는 혼란을 일으킨 이번 사태는 전국 어디에서나 발생할 충분한 여지가 있다. 다만 인간의 수명을 20년 이상 연장할 만큼 상수도가 중요함에도 사고 발생했을 때만 관심을 두는 상황이 아쉬울 뿐이다. 국민의 관심과 상수도의 철저한 수질 관리가 지속한다면 제2의 '붉은 수돗물 사태'는 방지할 수 있지 않았을까 생각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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