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건설업계 사건·사고 악재에 '심란'
상태바
대전 건설업계 사건·사고 악재에 '심란'
  • 박현석 기자
  • 승인 2019년 09월 10일 18시 53분
  • 지면게재일 2019년 09월 11일 수요일
  • 5면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외국인 노동자 작업中 추락사
건축업자 가족과 극단적 선택
업계 "경기 침체…상실감 커져"

[충청투데이 박현석 기자] "명절을 앞두고 안타까운 일들만 일어나서 통감(痛感)입니다."

민족 대명절인 한가위를 앞두고 지역 건설업계가 연이은 사건·사고로 뒤숭숭하다.

공사현장 사망사고에 이어 건축업을 운영하던 한 가장이 생활고를 이기지 못해 가족들과 함께 극단적 선택을 하면서다.

지난달 30일 대전 서구의 한 아파트 공사현장에서 외국인 노동자 A씨가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A씨는 22층 높이의 아파트 외벽에서 도색작업을 하던 중 추락해 인근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결국 숨졌다. A씨는 옥상에서 밧줄을 매고 내려오다 풀리면서 변을 당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지난 4일에는 대전 중구의 한 아파트에서 일가족 4명이 숨진 채 발견됐다.

먼저 가장인 B씨가 아파트 화단에서 숨진채 발견됐고 B씨의 집에서도 그의 아내와 아들·딸이 숨져 있었다. 외부에 침입한 흔적은 없고 경제적으로 힘들다는 유서가 있다는 점에서 B씨가 아내와 자식들을 살해한 뒤 극단적 선택을 한 것으로 경찰은 보고 있다.

특히 소규모 건축업을 운영하는 가장 B씨가 최근 사기를 당해 직원 임금까지 밀리는 등 경제난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지역 건설업계가 안타까움을 내비치고 있다.

가뜩이나 어려운 시기에 동종업계 종사자가 극단적 선택을 하면서 애도감이 더 깊기 때문이다.

지역건설업계의 한 관계자는 B씨가 전문건설협회 명부에 없다는 점에서 건설업 등록을 하지 않은 개인 건설업자, 속칭 '십장'이었던 것으로 보고 있다.

B씨가 팀 단위로 공사현장과 계약을 맺고 인력을 수급하는 중간 도급 역할을 하던 중 건설업체로부터 정산을 받지 못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건설업계 한 관계자는 "십장은 팀 단위로 움직이는데 일용노동자들 임금을 주지 못하면 그 사람은 사실상 건설업계에서 끝이다. 밑에서 일할 사람이 들어오지 않기 때문"이라며 "사기를 당했고 임금을 못줬다면, B씨는 아마 공사를 마쳤는데 (업체가)날라서 대금을 지급받지 못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실제 B씨의 사례는 극단적이지만 다수의 지역 건설관련 업체들이 건설경기 침체로 폐업을 하거나 고려하고 있다는 게 건설업계의 전언이다. 특히 추석명절을 앞둔 시점에서 안타까운 일들이 연이어 발생했다는 점에서 상실감이 더 크게 작용하고 있다.

다른 건설업계 관계자는 "안전사고 위협이나 경제고는 건설업 종사자들이 안고 있는 어려움 중 하나다"며 "특히 명절을 앞두고 이런 일이 발생해 유감이다"고 말했다.

박현석 기자 standon7@cc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