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 감독, 면접 과정서 과거 폭행 사례 고백했으나 '역량' 고려해 선임
"페드로스 감독 접촉 병행은 사실 아니야…'2순위' 대상자와 협상할 것"

▲ (서울=연합뉴스) 김주성 기자 = 대한축구협회 김판곤 국가대표전력강화위원장이 10일 오전 서울 종로구 신문로 축구회관에서 여자대표팀 최인철 감독 사퇴 경위 및 새 감독 선임 절차에 대해 브리핑하고 있다. 2019.9.10 utzza@yna.co.kr
▲ (서울=연합뉴스) 김도훈 기자 = 선수 폭행 의혹이 제기된 최인철 여자축구 대표팀 감독이 9일 사의를 표명했다. 대한축구협회는 이날 최 감독이 국가대표전력강화위원회 선임소위원회에 대표팀 감독직에서 물러나겠다는 뜻을 전해와 이를 받아들이기로 했다고 밝혔다. 사진은 지난 3일 서울 종로구 축구회관에서 열린 취임 기자회견에 참석한 최 감독의 모습. 2019.9.9 [연합뉴스 자료사진] superdoo82@yna.co.kr
▲ (서울=연합뉴스) 김주성 기자 = 대한축구협회 김판곤 국가대표전력강화위원장이 10일 오전 서울 종로구 신문로 축구회관에서 여자대표팀 최인철 감독 사퇴 경위 및 새 감독 선임 절차에 대해 브리핑하고 있다. 2019.9.10 utzza@yna.co.kr

여자 축구 국가대표팀 새 사령탑으로 뽑힌 최인철 감독이 '폭행·폭언 의혹'으로 조기 사퇴한 데 대해 대한축구협회 부회장 겸 국가대표 전력강화위원장이 사과했다.

김판곤 위원장은 10일 서울 종로구 신문로 축구회관에서 브리핑을 열어 최 감독의 선임 과정을 설명하고 "위원회에 주신 권한과 책임에 대해 좋은 결과로 보답하지 못해 죄송하다"고 밝혔다.

최 감독은 올해 프랑스 여자 월드컵을 끝으로 사퇴한 윤덕여 전 감독의 후임으로 지난달 말 낙점됐지만, 과거 대표팀과 현재 소속팀인 WK리그 인천 현대제철에서 선수들에게 여러 차례 폭언이나 폭행을 했다는 주장이 제기되며 9일 물러났다.

김 위원장에 따르면 위원회는 윤 전 감독 후임으로 국내 감독을 우선순위로 염두에 두고 총 7명의 후보를 추렸다. 국내 감독 3명, 외국 감독 4명 중 1순위가 최 감독이었다.

김 위원장은 "최 감독의 강한 카리스마, 강성 이미지가 약점이라는 것 알고 있어서 평판을 들어보는 게 좋겠다고 생각했고, 만나본 선수들의 경우 피드백이 좋았다. 감독에게도 그런 부분을 가장 먼저 물어봤다"고 말했다.

이 과정에서 최 감독이 현대제철을 지도하는 기간 한 선수의 머리를 친 적이 있었다는 걸 먼저 얘기했다는 게 김 위원장 설명이다.

김 위원장은 "최 감독이 반성하며 선수에게 사과했고, 이후에 많은 도움을 줬다더라. 그런 계기로 성숙하고 성장했다고 얘기하기에 그대로 받아들였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 사안과 관련해 위원회는 최 감독의 말만 들었을 뿐, 해당 선수에게 추가 확인 과정은 거치지 않았다. 논란의 여지가 될 수 있는 부분에서 감독의 진술에만 의존한 것이다.

김 위원장은 "역량에서 (다른 후보와) 차이가 커서 (최 감독으로) 결정을 하되, 불미스러운 일이 일어나면 해지할 장치를 계약서에 마련하고 맡기는 게 좋겠다고 판단했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취임 이후 다른 피해자들의 폭로도 나오면서 결국 조기 하차로 귀결됐다.

김 위원장은 "더 의심하고 파고들었더라면 좋았을 텐데 그러지 못했다는 아쉬움이 있다. 그런 점이 소홀했다면 사과드리겠다"면서 "도덕적 부분 등에서 예전보다 기준이 많이 높아진 만큼 보완하겠다"고 말했다.

인사 검증에 구멍을 드러낸 만큼 감독 선임소위원회에 여자 축구 전문가를 강화하거나, 여자 대표팀 지도자 선발 과정에선 대표팀 매니저 등 선수들과 더 밀접한 관계자를 통해 정보를 수집하는 등 방안을 강구할 방침이다.

김 위원장은 "10년, 20년 전 일을 판다고 하면 누가 자유로울 수 있겠나. 어떤 국내 지도자를 뽑을 수 있을까 하는 염려도 있다"면서도 "시대의 요구에 맞게 저희가 더 계몽, 개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음 감독 선임에 대해 김 위원장은 최 감독에 이은 '2순위' 협상 대상자와 협상에 나서겠다고 설명했다.

프랑스 언론을 통해 접촉설이 제기된 레이날드 페드로스 전 올랭피크 리옹 여자팀 감독에 대해선 "처음 7명의 인터뷰 대상에 포함돼 직접 만난 것이 뒤늦게 전해진 것 같다"며 현재 접촉하고 있지는 않다고 설명했다.

'2순위' 대상자와 관련해선 "남성 감독"이라고만 밝혔을 뿐, 국내 또는 외국인 여부 등은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songa@yna.co.kr
 

저작권자 © 충청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