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배민원 처리中 사고로 사망
충청권, 올해만 4명 목숨 잃어
인력부족 탓에 배달물량 증가
"위탁택배원 증원해 개선할 것"

사진 = 연합뉴스
사진 = 연합뉴스

[충청투데이 김기운 기자] <속보>= 충청지역 집배원들의 안타까운 죽음이 끊이질 않고 있다. <6월 21일자 5면·8월 7일자 6면>

전국에서 발생한 집배원 사망사고 대부분이 충청지역에서 일어나면서 열악한 집배노동환경이 고스란히 드러나고 있다.

9일 전국집배노조 충청지역본부에 따르면 지난 6일 저녁 택배민원을 처리하기 위해 이동하던 아산우체국 집배원 A(55)씨가 교통사고로 목숨을 잃었다.

올해 들어 천안과 공주, 당진에 이어 아산까지 충청지역 집배원들의 사망소식이 끊이질 않고 있다. 충청지역 집배원들은 고질적인 인력부족이 집배원들을 사지로 내몰고 있다며 날선 목소리를 세우고 있다.

실제 충청지역의 대부분의 집배원들은 인력이 부족한 탓에 하루에 180~200개의 물량을 소화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마저도 동료직원이 자리를 비우면 그 물량까지 도맡아야 하는 겸배도 어쩔 수 없이 행해지고 있다.

이번 사고 당일에도 동료직원 한명이 자리를 비워 그 업무까지 소화하던 A씨는 일몰 이후에도 업무를 마무리 하지 못했고 결국 참변을 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보통 집배원들은 일몰 이후에는 업무를 금지하고 있지만, 명절전에는 오후 9시 이전에 업무를 마감해야한다는 규정 때문에 늦은 시간에도 남은 물량을 처리 할 수 밖에 없다. 심지어 이날은 직장에 다니는 A씨의 아들과 부인도 함께 나서 배달 업무를 도왔음에도 참변을 피하지 못해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다.

이처럼 충청지역의 집배원들의 고강도 업무환경은 악명 높기로 유명하다. 올해 전국에서 사망한 집배원 12명중 4명이 충청지역에서 근무하던 집배원들이다.

지난 6월 과로로 추정되는 사망사고가 있었던 당진우체국은 전국 245개 우체국 중에서 업무 부하량이 17번째로 높았다. 이번 아산우체국 역시 12번째로 업무부하량이 높았고 내부적으로는 7명의 인력이 더 확충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는 상황이었다.

여기에 명절을 맞아 평상시 보다 배달물량이 47% 증가하다보니 집배원들의 사망사고가 이미 예견된 사고였다는 의견까지 나오고 있다.

이에 우정사업본부측은 올해 까지 위탁택배원 채용 절차를 마무리한 뒤 각 우체국 별로 인력 확충을 실시하겠다는 입장이다.

우정사업본부 관계자는 “우정노조측과 약속한 위탁택배원 750명 증원과 관련해서는 현재 물류지원단을 통해 위탁채용이 진행되고 있는 상황”이라며 “충청지역에는 101명의 위탁택배원이 증원될 계획이며 채용절차가 마무리 되는대로 각 우체국에 인력 배분을 실시해 집배원들의 노동환경을 개선하는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김기운 기자 energykim@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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