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담동에 둥지틀며 본격 독자노선
행안부·과기부 이전 등 몸집 확대
“독자 설립 시도하자” 여론 거세져

[충청투데이 이승동 기자] 독자적 '세종시정발전연구원(가칭) 설립안’이 부활의 기지개를 켜고있다. 대전세종연구원 소속 세종연구실의 독자 노선 구축이 사실상 결실을 맺게되면서다.

세종시 출범초기 모습을 드러낸 세종시정연구원 설립안은 지난 2016년 대전세종연구원 체제 구축과 함께 사실상 휴지조각이 돼버린 상태. 당시 '독자설립이냐 인근지자체 공동연구원 설립이냐' 세종시정연구원 설립·운영방식 논란 속, 세종시가 상생이라는 이름으로 대전연구원 소속에 세종연구실을 두는 안을 전격 허용하면서다.

이춘희 시장이 소규모 연구수요, 출연금, 인건비 등 막대한 예산투입 부담에 따른 '시기상조론'을 적극 수용한 것이다.

대전발전연구원 더부살이 3년. 반전 시나리오가 쓰여지고 있는 모습이다. 대전세종연구원 소속 세종연구실이 대전시의 대전세종연구원 청사 건물 활용계획에 따라, 물리적으로 대전세종연구원과 분리되면서다.

시 관계자는 “소담동 한 민간건물에 세종연구실이 문을 열었다”며 “세종연구실은 지난 2016년 10월 세종시 균형발전, 자치분권 등 정책개발 및 주요 정책과제 조사·연구를 위해 대전세종연구원 산하 연구실로 출범했다. 연구원 8명과 관리직원 2명이 근무하고 있다”고 말했다.

세종연구실은 세종시 이전을 계기로 시정 이해와 현장 중심의 연구활동을 통해 정책 활용도를 높이고, 국책연구기관 간 협업을 통해 전문성을 강화해 나갈 계획이다.

세종연구실의 독자 노선 움직임이 본격화되면서, '세종시정발전연구원(가칭) 설립’여론은 한층 거세질 전망이다.

세종시는 출범 초기, 새로운 정책구상, 행정 전문성 제고, 중앙정부 대응 등에 있어 선의의 경쟁관계에 있는 타 지자체에 비해 뒤쳐질 수 밖에 없다는 명분을 앞세워 시정연구원 설립에 추진동력을 높였다.

정면돌파로 해석되는 워크숍, 타당성 연구용역 등을 통해 행정수도 위상에 걸맞은 독자 설립 당위성을 지속적으로 부각시켰다.

한때 법인설립 허가신청 및 법인 등기·신고 마무리를 목표로, 독자적인 시정연구원 설립을 위한 마지막 검증단계 수행에 박차를 가하기도 했다. 시 정책연구기능 저하, 정부정책 대응 협력 미비, 정부 공모사업 경쟁력 상실이라는 판단에 바탕을 두고, 설립 공감대를 확산해 나간 것이다.

그러나 여기까지. 세종 시정연구원이 스스로 자생할 수 있겠느냐가 쟁점으로 부각되면서, 당시 이춘희 시장은 시정연구원 설립계획을 전면 수정했다. 결국 세종시정연구원의 시기상조론은 대전세종발전연구원 체제 구축을 불렀다.

이런 가운데 세종시 몸집이 커지면서 대전세종발전연구원 체제를 허물어야한다는 지적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그동안 세종시정연구원의 인큐베이터 역할을 담당한 세종연구실이 물리적으로 분리된 만큼, 이 틈을 노려 독자 설립을 시도해보자는 얘기다.

인구 30만 돌파, 행정안전부·과학기술정보통신부 이전, 국회 세종 의사당 설치 가시화, 대통령 제2집무실 공감대 확산 등 독자설립 명분도 보태졌다. 대형 현안사업의 타 지자체 유출 부작용 등 실타래처럼 얽혀있는 복잡한 운영구조와 관련, 세종시 정상건설의 장애물이 될 수 있다는 악재를 털어낼 수 있는 기회로 삼자는 의견도 있다.

이춘희 시장은 "세종연구실이 행정수도이자 국가 균형발전의 선도도시인 세종시의 싱크탱크라는 자부심을 갖고 활발한 정책개발과 연구는 물론 다양한 정책 제안을 통해 시정발전을 견인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지역 정치권 한 관계자는 "대전세종연구원은 대전시가 주도권을 쥐고 있는 만큼, 상생의 이름으로 빼앗길 수 있는 시 핵심 사업들에 대한 우려가 공존하고 있다. 세종시 특수성에 맞는 조직구성이나 인원 등 설립 형태를 객관적으로 분석해볼 때다. 세종시 위상에 걸맞은 독립된 연구원 설립을 등 심도있게 검토해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승동 기자 dong79@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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