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 칼럼] 첫 월급타서 뭐 할거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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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데이 칼럼] 첫 월급타서 뭐 할거니?
  • 충청투데이
  • 승인 2019년 09월 08일 18시 21분
  • 지면게재일 2019년 09월 09일 월요일
  • 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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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철 대덕대학교 교수

대덕대학교는 2,3년제 전문대학이다. 서울에서 태어나고 자랐던 필자는 대전구석에 있는(서울 토박이인 필자는 대전도 시골로 생각했었다) 전문대학으로 직장을 옮기는 것이 영 내키지 않았다. 대덕대학에서 처음 강의를 시작할 때만해도 "대전 구석에 있는 전문대학에 다니는 학생들이니 오죽하겠어?"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하루, 이틀 학생들을 가르치다 보니, 그 생각이 틀렸다는 것을 알게 됐다.

대전의 학생들은 수도권 학생들과 근본적으로 달랐다. 당시 필자가 파악하기에는 (물론 지금도 그렇게 생각한다) 내 강의를 듣는 학생들 중에 30% 정도는 서울의 우수한 대학에 다녀도 전혀 뒤처질 것이 없는 자질을 갖고 있었다. "도대체 이런 학생들이 왜 서울의 4년제 대학을 가지 않고, 이런 지방의 조그마한 전문대학에 올까?" 신임 교수 시절 그래서 많이 혼란스러웠다. 그러나 얼마 지나지 않아 그 해답을 찾을 수 있었다.

1990년도 초만 해도 대전, 그리고 인근에 사는 학생들은 서울의 강남권이나 중심부에 사는 학생들에 비해 대학 진학 또는 사교육 등과 같은 것에 대한 정보가 별로 없었다. 그 당시 우리 대학에 진학하는 학생들의 대부분은 초·중학교 때 공부를 아주 잘했음에도, 부모님께서 실업계 고등학교에 진학해서 기술을 배워 하루라도 빨리 사회에 진출하기를 원하셔서 4년제 대학 진학 보다는 기술위주의 전문대학에 진학하게 됐던 것이다. 그래서 필자가 보기에 너무 아까운 학생들이 많았었다. 하지만 그러한 학생들은 어디서나 빛을 발하기 마련이다. 그렇게 공부한 학생들 중에서는 지금 매출이 수백억인 회사의 CEO도 여럿 있어, 졸업시즌이 되면 직접 학교에 와서 후배들을 몇 명씩 뽑아가곤 한다. 또한 고등학교에서 교편을 잡고 있는 친구들, 어느덧 중견 공무원이 된 친구들, 졸업 후 유명한 외국대학에 유학을 가서 박사학위를 취득하고는 국내에 복귀한 친구들도 몇 명 있다.

요즈음 매스컴에서 청년실업 그리고 실업률에 대해서 매일 떠들어 대고 있다. 하지만 우리 대학에서 그것은 먼 나라 이야기이다. 우리 대학에서는 예전이나 지금이나 모든 역량을 졸업생 취업에 쏟고 있다. 1학년 때는 기초전공과 학생들의 인성교육에 역점을 둔다. 학생들이 2학년에 올라가면 산업체에서 필요로 하는 전공과 기술에 대해 집중적으로 공부하게 된다. 그뿐만 아니라 학생들 취업을 위한 적성검사, MBTI 성격유형검사, 학교 취업상담실에 항시 대기하고 있는 취업상담관과의 1대 1 상담을 통해 취업할 수 있는 기업에 대한 추천 및 자기소개서, 이력서 작성까지 처음부터 끝까지 학생들과 함께 해 취업에 성공시키고 있다.

필자는 취업에 성공해 나가는 학생들이 찾아오면 항상 물어보곤 한다. "첫 월급 타서 뭐할 거니?" 백이면 백 학생들은 "첫 월급 타면 교수님 맛있는 것 사 드릴께요!" 또는 "교수님한테 취업기념 선물하고 싶어요" 이렇게 대답하곤 한다. 그러면 나는 다음과 같이 당부한다. "두 번째 월급부터는 네가 모두 써도 상관없는데, 첫 월급은 단 한 푼도 빼지 말고 모두 봉투에 넣어서 부모님께 큰절을 하면서 드려라. 반드시 그렇게 해야 한다." 그러고 나면 한 달쯤후 학생들에게 연락이 온다. 교수님이 하라시는 대로 했습니다. 부모님께서 눈물을 다 흘리셨습니다. “감사합니다. 교수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