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풍 '링링'이 할퀴고 간 피해 규모가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태풍 북상 예보에 따라 사흘 전부터 대비태세에 들어갔지만 워낙 큰 강풍이 불어 피해가 컸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는 이번 태풍으로 사망자 3명을 포함해 26명의 사상자가 발생했다고 밝혔다. 대전·세종·충남에선 1명이 숨지고 3명이 다쳤다. 그제 오전 보령시 남포면에서 창고 지붕을 살피던 최모(75) 할머니가 강풍에 추락해 사망하는 안타까운 사고가 있었다.

전국적으로 4000건에 달하는 시설물 피해 신고가 접수됐을 정도로 링링의 위력은 역대급이었다. 충남에서만 농작물 1400여㏊가 피해를 입었다. 하우스 106㏊가 파손되고, 작물 9㏊가 망가졌다. 태안군의 한 가두리 양식장이 강풍에 부서지며 우럭 2만 마리가 유실됐다. 우리나라 명물인 태안군 안면송 120그루가 뿌리째 뽑히거나 부러졌다. 대전에서도 과수원 0.72㏊에서 낙과 피해가 발생했다.

추석대목 수확을 앞둔 농작물이 큰 피해를 입어 농민들의 손해가 이만저만이 아니다. 강풍에 줄줄이 떨어진 과일을 보니 농민들의 심정을 알고도 남는다. 한해 농사를 이렇게 망칠 수는 없는 노릇이다. 일손이 부족한 농가가 없는지 살펴보고 지원책을 강구해야 한다. 수해 농가에서 자원봉사를 하는 것도 보람이 있을 것이다. 낙과 팔아주기는 시름에 젖은 농민들에게 조금이나마 경제적으로 도움이 될 수 있다.

신속히 복구 작업에 나서야겠다. 그러려면 정확한 피해 규모부터 확인해야 한다. 시민 불편 사항은 없는지 수시로 체크하는 건 기본이다. 정전 사태는 대부분 복구됐다고 하니 다행이다. 갑작스럽게 태풍피해를 당한 가구들은 정신이 없을 줄 안다. 가능하다면 구호비와 재난지원금을 선지급해 피해를 최소화 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엎친데 덮친격으로 가을장마까지 예보돼 걱정이다. 복구를 하기도 전에 추가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만전을 기해주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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