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3월부터 개정 누리과정 적용
11월부터 연수… 사실상 한달 남아
촉박한 시간에 교직원 부담 가중
사립, 에듀파인 도입 맞물려 더해

[충청투데이 윤희섭 기자] 내년부터 적용될 누리과정의 개정 속도전에 교육현장 혼란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불과 수개월 내에 기존 가이드라인을 버리고 급변한 새 교육과정을 지역 현장에 도입시켜야하기 때문인데, 실제 안착에는 상당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전망된다.

8일 대전시교육청 등에 따르면 오는 11월부터 지역내 공·사립유치원 교직원 및 담당자를 대상으로 개정 누리과정 연수에 돌입한다.

누리과정은 만 3~5세 공통교육과정으로 지난 7월 개정안이 확정됐으며 내년 3월부터 개정된 과정이 적용된다. 그동안 교사 주도적이었던 교육 활동이 유아의 ‘놀이 중심’ 과정으로 바뀐다는 것이 개정안의 골자다. 유아가 충분한 놀이 경험을 통해 몰입과 즐거움을 느끼면서 자율·창의성을 키운다는 취지다.

특히 현장 교사들이 유아교육의 주제를 잡고 활동을 주도하던 일일 교육계획 수립은 줄어든다.

다양한 교육방식을 지향해야 하기때문에 유아교육에 대한 천편일률적 지도서, 즉 가이드라인의 개념도 없어진다. 유아교육의 패러다임 자체가 바뀌는 셈이다.

문제는 이렇듯 큰 변화가 속도전으로 흘러가고 있다는 점이다. 지난 7월 확정 발표된 개정안을 당장 내년 3월부터 현장에 적용시켜야 하기 때문이다.

대전지역에서는 오는 11월부터 한달간 매주 1회 공·사립유치원 교직원들을 대상으로 바뀌는 교육과정에 대한 연수에 들어가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 달만에 모든 것을 바꾸는 작업을 마무리 지어야 하는 것이다.

전문성 신장 차원에서는 턱없이 시간이 부족한 실정으로, 개정 교육과정의 실질적 현장 안착에 상당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전망되는 이유다.

‘놀이 과정’에 대한 이해를 속도전으로 치러야 하는 상황에서 교직원들의 부담과 우려는 커진다. 특히 사립유치원의 경우 국가회계관리시스템인 ‘에듀파인’의 도입과 맞물린 시기에 부담은 가중된다.

상대적으로 인력이 부족한 상황에서 제대로된 놀이 과정의 정착이 원활히 이뤄질지 의문부호가 붙는다.

지역내 사립유치원 관계자는 “공립과 다르게 에듀파인을 전문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인력이 없기 때문에 결국 교직원의 부담만 늘고있다”며 “놀이 중심의 교육과정은 상당한 이해도와 전문성이 요구되는 것인데 모든것들이 속도전으로 흘러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정부는 해당 사안에 교사들에게 교육과정 해설서와 놀이사례집 등 현장 지원자료를 보급하고 지원 웹사이트를 구축해 운영한다는 방침이다. 또 학부모에게는 '놀이가 최고의 배움'임을 알리는 홍보자료와 부모교육 자료를 배포한다.

윤희섭 기자 aesup@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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