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삼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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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삼여
  • 충청투데이
  • 승인 2019년 09월 08일 15시 58분
  • 지면게재일 2019년 09월 09일 월요일
  • 2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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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히 가을을 ‘독서의 계절’이라 해서 책읽기를 권한다. ‘등화가친(燈火可親)의 계절’이란 말도 책을 읽기 위해 등불과 친해지라는 뜻으로 가을을 일컬음이다.

그러나 삼국시대 위나라 사람 동우(董遇)는 ‘독서삼여(讀書三餘)’란 말을 하면서 가을 대신 겨울을 들었다. 책 읽기에 좋은 때로 겨울·밤·비오는 날의 세 여가를 독서삼여라 표현한 것이다.

동우는 제자들이 질문을 하면 “백 번 읽으면 뜻을 자연이 알게 된다(독서백편의자현:讀書百編義自見). 쓸데없는 질문을 할 틈이 있으면 우선 백 번을 읽어라”라며 핀잔을 주었다.

이에 제자들이 그럴 틈이 없다고 하자 “삼여가 있지 않느냐”며 ‘겨울은 계절이 남은 것이고, 밤은 날(낮)이 남은 것이고, 비오는 날은 시간이 남은 것이다”라고 유명한 말을 남겼다

‘갠 날엔 밭을 갈고 비오는 날엔 책을 읽는다.’ 송나라 문인 소식(蘇軾)은 동우의 이 ‘삼여지공’에 근거하여 자투리 시간에 독서하는 즐거움을 가리켜 ‘이 세상을 살아가는 맛’이라고 고백했다.

벤자민 프랭클린도 비슷한 말을 했다. ‘시간을 가장 잘 활용하는 비결은 토막 시간을 잘 활용하는 것이다.’ 말하자면 자투리 시간을 활용할 줄 아는 사람은 인생을 딴 사람의 몇 배를 더 사는 셈이라는 이야기다.

독서에 관한 사자성어에는 ‘위편삼절(韋編三絶)’이란 표현도 있다.

사마천이 쓴 공자세가(孔子世家)에 나오는 말로 위편(韋編)은 ‘엮다’는 뜻이고 삼절(三絶)은 ‘세 번 끊어졌다’는 뜻이다. 공자가 주역을 하도 많이 읽어서 책을 맨 가죽 끈이 세 번이나 끊어졌다는데서 유래된 고사다.

요즘은 ‘독서의 질’을 핑계대지만 옛날엔 우선 ‘독서의 양’ 즉 다독을 잣대로 삼았다. ‘남아수독오거서(男兒須讀五車書)’라고 해서 남자아이라면 모름지기 다섯 마차의 책을 읽어야한다는 말이 전해온다.

이는 장자(莊子)가 친구 혜시네 집에 갔다가 소장하고 있는 책이 많음에 놀라서 한 말인데 훗날 두보(杜甫)가 그의 시(詩)의 한귀절로 오늘날 학문으로 꼭 필요한 글귀로 전해오고 있다.

<국전서예초대작가·청곡서실운영·前대전둔산초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