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제 오후 대전 중구에서 일가족 4명이 사망하는 안타까운 일이 있었다. 이날 한 아파트 화단에서 40대 가장이 숨진 채 발견된데 이어, 사고 현장 인근에 위치한 그의 집에서 30대 아내와 10살 미만의 자녀들이 숨져있는 것을 경찰이 확인했다. 집에는 외부에서 침입한 흔적은 나오지 않았다고 한다. 경찰은 가장은 투신 가능성이 있지만, 아내와 자녀의 몸에서 외상이 없어 사인을 알 수 없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어린 아들과 딸이 꿈을 제대로 펴보지도 못하고 목숨을 잃어 더 슬프다. 천진난만한 아이들에게 무슨 죄가 있겠는가. 또 유족들의 심정이야 오죽하겠는가. 이런 비극이 다시 발생해서는 안 된다. 망자의 원혼을 달래주기 위해서라도 사건 경위 규명이 급선무다. 대전중부경찰서가 어제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숨진 가족 4명의 부검을 의뢰한 건 정확한 사망원인을 밝혀내기 위해서다.

모든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수사력을 집중해야겠다. 숨진 가장은 '경제적인 문제로 힘들다'는 내용의 유서를 지니고 있었다. 유서엔 사채 부분도 언급돼 있었다고 한다. 집 현관에서는 몇 개월 치 우유대금이 미납됐음을 보여주는 고지서도 나왔다. 일가족이 생활고를 겪지 않았나 싶다. 이로 미뤄 경제적으로 어려운 상황에서 극단적인 선택을 했을 수 있다.

경찰은 사채 부분에도 주목하고 있다. 언제 누구에게 얼마를 빌렸는지 등을 들여다보고 있다는 것이다. 이자가 법정 한도를 크게 초과하지 않았는지, 불법 추심은 없었는지를 파악 중이라고 한다. 일가족의 정확한 사망원인은 수사결과가 나와야 알겠지만 사회안전망이 제대로 가동되고 있는지를 되돌아보게 한다. 송파 세 모녀 자살 사건을 계기로 사회보장제도가 개선됐다고는 하나 복지 사각지대는 여전하다. 살다보면 갑작스럽게 경제적으로 곤란을 겪는 경우가 있다. 이들이 재기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제도 마련도 긴요하다.

※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ㆍ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 예방 상담전화 ☎ 1393, 정신건강 상담전화 ☎1577-0199, 희망의 전화 ☎ 129, 생명의 전화 ☎ 1588-9191, 청소년 전화 ☎ 1388, 청소년 모바일 상담 ‘다 들어줄 개’ 어플, 카카오톡 등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ㆍ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 예방 상담전화 ☎ 1393, 정신건강 상담전화 ☎1577-0199, 희망의 전화 ☎ 129, 생명의 전화 ☎ 1588-9191, 청소년 전화 ☎ 1388, 청소년 모바일 상담 ‘다 들어줄 개’ 어플, 카카오톡 등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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