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성훈 을지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

인간에게 수면이란 하루 생활 중 약 3분의 1을 차지할 정도로 중요한 부분이다. 수면은 생체리듬을 구성하는 가장 중요한 요인 중의 하나로 온 몸의 신진대사와 장기의 기능유지, 스트레스 해소에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 잠을 제대로 자지 못하면 단순히 정신이 멍하고 몸과 마음이 나른해지는 것으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신진대사의 균형이 깨지면서 건강을 유지하기 힘들게 된다.

수면은 우리 몸의 밸런스를 유지하기 위한 정교한 생리작용이다.

낮의 활동 중 축적된 육체 피로를 회복시키고, 학습한 내용을 장기기억으로 저장하며, 마음속의 사소한 상처들을 유연하게 소화시키는 등 신체적·정신적으로 건강한 삶을 살기 위해 꼭 필요하다.

무한경쟁 사회에서 과도한 업무량과 스트레스로 인해 수면장애로 고통을 겪는 사람이 많다. 수면의 양은 개인별로 차이가 있지만 통상적으로 7시간에서 7시간30분 정도로 다음날 낮에 졸리지 않을 정도면 적당하다. 수면의 양이 적을 경우 다음날 집중력과 기억력이 저하될 뿐 아니라 몸이 나른하고 피곤하며 감정 조절에 어려움을 겪는다.

정상적인 수면은 신체 피로도와 함께 생체리듬에 의해 조절을 받는다. 따라서 몸은 피곤한데도 잠이 오지 않는다면, 생체리듬의 혼란에 의해 불면증이 유발됐다고 볼 수 있다. 따라서 수면장애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올바른 수면 습관을 만들어 생체리듬을 원래대로 돌리는 것이 가장 효과적이다.

생체리듬을 정상화시켜 숙면을 취하기 위해서는 다음 습관들을 생활화해야 한다. 첫째는 규칙적으로 생활하라. 수면장애는 생체리듬이 불규칙해져서 일어나는 현상이다.

따라서 식사, 활동, 잠자고 깨는 시간 등을 규칙적으로 해야 한다. 특히 수면 주기를 결정하는 가장 중요한 요인은 '일어나는 시간'이다.

일어나는 시간이 불안정하면 편안한 잠을 이룰 수가 없고 전날 밤 늦게 잤다는 이유로 아침에 늦게 일어나면, 수면 주기가 점점 뒤로 늦춰져 더욱 잠들기 어렵게 된다. 결국, 정상적인 수면 주기를 유지하기 위한 가장 중요한 조건은 항상 일정한 시간에 일어나는 것이다.

둘째는 잠자기 위해 애쓰지 마라. 수면장애를 경험하는 대부분 사람들이 잠이 오지 않아도 억지로 눈을 감고 잠들려고 애를 쓴다. 이러다 보면 오던 잠도 달아나고 쓸데없는 걱정거리만 머릿속에 가득해진다. 잠을 자려는 노력이 교감신경계를 활성화시키고 각성상태를 유도해 더욱 잠을 못 자게 되는 것이다. 따라서 꼭 자보겠다는 욕심을 버리고, 밤 샐 각오를 하며 포기하는 것이 역설적으로 잠을 잘 자게 하는 비결이다.

셋째는 낮에 햇볕을 많이 쬐고 낮잠을 오래 자지마라. 멜라토닌은 뇌에서 분비되는 호르몬으로 낮에 햇볕을 쬐면 분비가 억제됐다가 밤이 되면 한꺼번에 분비돼 수면을 원활하게 한다. 따라서 실내에서만 일하는 현대인들은 태양광선을 보기 힘들기 때문에 멜라토닌의 분비리듬이 깨지는 경우가 많으므로, 틈나는 대로 햇볕을 쬐는 것이 좋다. 또 잠을 보충하려고 낮잠을 오래 자면 멜라토닌 분비 리듬이 깨져 수면장애가 악화될 수 있다. 한 연구에 의하면 10분부터 1시간까지의 낮잠 시간과 원기 회복의 상관관계에서 10분간의 낮잠이 가장 효과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넷째는 수면제 복용은 전문의 상담을 받아라. 수면장애를 경험해 본 사람들은 대부분 원인을 치료하기보다는 수면제의 힘을 빌려 잠을 청하려 한다. 그러나 이는 점차 수면제에 대한 내성만 키울 뿐 근본적인 해결방법은 되지 못한다. 어쩔 수 없이 수면제를 써야 할 경우에도 반드시 전문의의 지도하에 복용해야 하며, 수면제 없이도 잠이 잘 오고 어느 정도 컨디션이 회복됨을 느끼면 복용을 중단하는 것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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