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석규 K-water 보령권지사장

보령댐 물을 공급받는 충남 서부지역 8개 지자체 및 주민들은 올해도 어김없이 반복적으로 발생하는 가뭄으로 인해 마음고생을 하고 있다. 9월 1일 현재 보령댐유역 강수량은 562㎜로 댐이 건설된 이후 9월초 기준으로 가장 낮은 강우량을 기록하고 있으며, 가뭄이 극심했던 2015년과 2017년과 비교해도 적은 강우량이고, 저수율 역시 27.4%로 최저수준을 기록중이다. 금년은 전국적으로 보면 예년에 비해 잦은 강우로 대부분 댐이 충분히 물을 확보하고 있어 물걱정이 없는데 전국 다목적댐 중에서 유일하게 보령댐만 30%이하의 낮은 저수율을 기록하고 있다. 그동안 보령 지역은 연평균 강우량이 1357㎜로 우리나라 평균보다 오히려 50여㎜ 정도 많은, 물이 맑고 풍부한 지역이었는데 최근 이상기후에 따른 기후변화 영향으로 2014년부터 반복적으로 가뭄이 심해지고 있는 것이 원인이기도 하지만 근본적으로 서산 및 당진지역을 중심으로 인구 및 산업의 증가로 물 사용량은 계속해서 늘어나는데 공급은 그에 맞춰 늘어나지 못한 것이 또 다른 원인으로 본다.

가뭄이 심해지면서 보령댐은 8월 26일부로 가뭄 경계단계에 진입했고, 앞으로도 큰 비가 오지 않으면 심각단계까지 갈수도 있으므로 충남도, 8개시·군, 수자원공사, 발전사들이 머리를 맞대 가뭄을 극복할수 있는 지혜들을 모으고 그 대책들이 실현될수 있도록 모든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강수량은 인간에 의한 통제가 불가능한 요소다. 그렇다고 가뭄을 하늘탓만 하고 있을 수는 없다. 보령댐과 충남 서부지역의 여건을 고려하여 장단기에 걸친 가뭄대책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

그나마 2015년에 준공한 보령댐도수로를 이용해 사용량의 약 50%까지 공급할 수 있어 당장 급한 불은 끌 수 있지만, 비가 계속오지 않으면 보령댐 수위는 계속해서 낮아질 수밖에 없는 구조이다. 그러므로 물길이 연결되어 있는 서천과 당진지역에서는 보령댐물 보다는 금강물을 대체사용함으로서 보령댐물을 비축해 놓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물이용부담금 등 제약요인으로 인해서 주민이나 지자체에서는 금강물 사용을 꺼리고 있으므로 빠른 시일내 이에 대한 해결방안으로 물이용부담금을 한시적으로 면제하는 정책이나, 국비나 도비 지원을 통해서라도 금강물을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단기적인 해결방안이고, 장기적으로는 물부족을 해결할 수 있는 공급 체계를 구축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본다. 물공급을 늘리는 것과 병행해 지자체는 새는 물을 줄이는 누수절감대책을 마련하고, 지역주민들은 생활속에서 물절약을 실천하는 노력을 함께 하는 등 수요관리정책을 병행해 나간다면 충남 서부지역의 가뭄도 충분히 극복해 나갈 수 있다고 본다.

충남 서부지역의 지속가능한 발전은 원활한 생공용수 공급을 전제로 한다. 가뭄극복은 지자체나 한국수자원공사와 같이 물을 공급하는 주체는 물론 시민과 기업체 등 물 사용 주체 쌍방의 노력을 요구한다. 여기에 정부, 지방자치단체 등 행정기관의 지원이 전방위적으로 펼쳐질 때 가시적인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지난 8월 27일 대통령직속 국가물관리위원회가 출범했다. 국가물관리위원회는 유역별로 유역물관리위원회를 관할하게 된다. 충남 서부지역이 직면한 가뭄이란 자연재해 극복이 새로 출범한 물관리위원회의 첫 번째 물관리일원화와 통합물관리를 실현하는 의미있는 성과가 될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저작권자 © 충청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