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성욱 대전·세종 인적자원개발위원회 공동위원장(대전상공회의소 회장)

직업능력개발훈련은 국가 취업정책의 하나로 공공 또는 민간직업훈련기관을 통해 구직자의 취업지원과 근로자의 능력향상을 위해 실시되는 기술 교육훈련을 의미한다.

1948년 정부 수립 후 1980년까지 급속한 산업발전기에는 숙련기능인을 양성해 대한민국 부흥을 이끌었으며, 1997년 IMF라는 큰 경제 위기 때 발생한 대규모 실업자들을 훈련 시켜 생계를 꾸려 나갈 수 있도록 직업을 찾아준 노동시장의 중요한 정책이라 할 수 있다.

직업훈련은 나라의 부흥과 어려운 시기에만 역할을 한 것이 아니라 그 이후에도 지속적이고 다양한 방법으로 퇴직을 앞에 둔 인생 이모작 준비생, 경력 단절 여성, 제대 군인, 학교 밖 청소년 등에게 취업의 기회와 직무를 재설계할 수 있도록 꾸준하게 공공·민간직업훈련시설 등을 통해 공급됐다.

다양한 계층에 대한 지원뿐만이 아니라 직업훈련 실시방법도 진화했다. 주로 일정 장소에 모여서 실시하던 직업훈련이 온라인학습으로 이뤄지고, 모바일 시장 확충에 따라 걸어다니면서까지 학습할 수 있는 시대가 왔다. 과거 특정기술을 반복적이고 지속적으로 학습시키던 훈련개념을 넘어 창의적으로 과제를 해결하고 대응할 수 있도록 교육적인 부분까지 학습시키고 있다. 스마트러닝, 가상학습, 게이밍러닝, 플립러닝 등 다양한 용어로 직업훈련이 지칭되고 있으며, 시간적 제약에서 벗어날 수는 마이크로 러닝, 드립 러닝 등이 각광 받고 있다.

사회의 변화와 함께 지속적으로 직업훈련은 성장해가고 있다. 특히 얼마전만 해도 포크레인이라는 장비가 있어야 훈련이 가능했는데 이제는 가상현실 기술의 발달로 강의실 안에서 위험하지 않게 현장과 동일한 기술을 습득할 수 있는 훈련현장을 보고 격세지감을 느끼면서 다른 한편으로는 직업훈련이 패스트팔로우(fast follower)적 입장에서 신기술·장비 훈련, 취업지원 훈련이 필요해서 진행하는 것 같은 방어적 자세로 이루어지고 있지는 않나 고민을 해보았다.

만일 직업훈련이 패스트팔로우가 아닌 퍼스트무버(first mover), 선도자로서 역할을 수행한다면 예측할 수 없는 변화 시대에 미래의 일자리를 사전에 준비할 수 있도록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다. 아직 국내 및 해외에 정착되지 않은 직업이지만 사전에 미래를 예측하고 법과 제도 등을 정비한 다음 선제적으로 인적자원 까지 직업훈련으로 준비해 놓는다면 미래에 발생하는 일자리 감소는 우리와는 별개의 문제가 될 것이다.

이렇게 직업훈련이 미래 일자리를 위해 선도자로서 나아가기 위해서는 지금과 같이 단기성과 위주의 훈련 보다는 먼 미래를 보고 투자할 수 있는 훈련시스템도 제도의 개선이 필요하고 미래를 예측할 수 있는 미래전문가 양성 등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과 협업을 통해 해결해 나아가야 할 과제들이 산재하다.

그리고 현 시대는 변동적이고, 복잡하며, 불확실하고 모호한 시대이다. 언제 국가간의 갈등으로 수출입 규제가 경기한파로 이어질지, 스마트공장 확산으로 고용감소가 현실화될지 등 예측하기 힘든 사회적 현상은 미래에는 더욱 심해질 것이다. 이를 위해 우리는 대응만이 아니라 스스로 일자리를 창출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 우리 직업훈련이 선도자적 자세를 가져야 한다.

다른 분야에서도 이미 실시하고 많은 준비를 하고 있겠지만 인적자원개발분야의 한 축인 직업훈련도 미래 일자리를 위해 따라가는 자가 아니라 선도자적 자세를 갖추기 위한 방안을 찾기 위해 각고의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직업훈련 기관들이 자체적으로 통합적 플랫폼을 만들고 지역 고용·노무·인사·정책·훈련 등의 전문가들이 현장의 목소리를 듣고 위해 뛰어다니는 모습을 생각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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