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S여자오픈 최초 트로피 투어…"다음 목표는 시즌 2승과 도쿄올림픽"

▲ (서울=연합뉴스) 김주성 기자 = 제74회 US여자오픈에서 우승한 '핫식스' 이정은이 4일 오전 서울 중구 롯데호텔에서 열린 US여자오픈 트로피 투어 행사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2019.9.4 utzza@yna.co.kr
▲ (서울=연합뉴스) 김주성 기자 = 제74회 US여자오픈에서 우승한 '핫식스' 이정은이 4일 오전 서울 중구 롯데호텔에서 열린 US여자오픈 트로피 투어 행사에서 우승 영상을 다시 보며 그날의 감격에 젖어 있다. 2019.9.4 utzza@yna.co.kr
▲ (서울=연합뉴스) 김주성 기자 = 제74회 US여자오픈에서 우승한 '핫식스' 이정은이 4일 오전 서울 중구 롯데호텔에서 열린 US여자오픈 트로피 투어 행사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2019.9.4 utzza@yna.co.kr
▲ (서울=연합뉴스) 김주성 기자 = 제74회 US여자오픈에서 우승한 '핫식스' 이정은이 4일 오전 서울 중구 롯데호텔에서 열린 US여자오픈 트로피 투어 행사에서 우승 영상을 다시 본 뒤 울먹이고 있다. 2019.9.4 utzza@yna.co.kr
▲ (찰스턴[미국 사우스캐롤라이나주]=연합뉴스) 최인영 기자 = 2일(현지시간) 사우스캐롤라이나주 찰스턴의 컨트리클럽 오브 찰스턴에서 끝난 US여자오픈에서 우승한 이정은이 트로피에 자신의 이름이 새겨지는 과정을 지켜보고 있다. 2019.6.3 abbie@yna.co.kr

미국여자프로골프(LPGA)의 루키 이정은(24)이 3개월 전 세계 최고 권위 여자골프 메이저대회에서 우승한 감동을 떠올리며 눈물을 보였다.

이정은은 4일 서울 롯데호텔에서 열린 US여자오픈 우승 축하 행사에서 US여자오픈 우승 영상을 지켜보다가 눈물을 흘리고 말았다.

그는 "3개월이 지나서 잠깐 잊고 있었는데 제가 봐도 멋있다"라며 "아직도 감동이 남아있다. 걱정을 많이 하면서 LPGA 투어에 갔는데 큰 선물을 받아서 감사하다. 신인으로서 큰 대회에서 우승해서 너무나 영광이다"라고 눈물의 의미를 설명했다.

이정은은 지난 6월 3일(한국시간) 미국 사우스캐롤라이나주 찰스턴에서 열린 제74회 US여자오픈에서 우승했다. 이정은의 LPGA 투어 데뷔 이후 첫 승이었다.

이정은은 US여자오픈 우승 당시에도 많은 눈물을 쏟았다. 그는 "한국에서는 우승해도 그 느낌을 만끽하지 못했는데, 미국 큰 대회에서 우승하니까 초등학교 때부터 골프 한 기억들이 생생하게 나더라. 그래서 기억이 더 남는다"고 말했다.

이 우승으로 이정은은 여자 선수로는 처음으로 100만달러의 우승 상금을 받았고, 세계랭킹을 톱5로 끌어 올렸다.

US여자오픈을 주관하는 미국골프협회(USGA)는 이정은을 위해 역대 최초로 트로피 투어 행사를 마련했다.

이정은은 한국에 US여자오픈의 진품 '하튼 S 셈플 트로피'를 들고 왔는데, US여자오픈 트로피가 미국 밖에서 공개되는 것은 사상 처음이다.

두 개의 손잡이가 달리고 순은으로 만들진 이 트로피에는 '2019 JEONGEUN LEE6'라고 이정은의 이름이 새겨져 있다.

'6(SIX)'는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에서 동명이인 선수를 구분하려고 입회 순서대로 붙인 숫자로, 지금은 LPGA 투어에서도 이정은을 상징하는 숫자로 통한다.

이정은은 "진품 트로피는 1년간 저의 집에 보관할 것이다. 이후 USGA에 반납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후 원본 US여자오픈 트로피는 미국 뉴저지 파힐스의 USGA 박물관에 전시된다.

이정은은 "멋있는 트로피를 들고 한국에 와서 행복하다"며 밝게 웃었다.

US여자오픈 우승은 이정은의 골프 인생을 바꾸는 전환점이 됐다.

그는 "LPGA 투어에 진출할 때 준비가 안 됐다고 생각했다. 또 US여자오픈에서 우승할 수 있을지 자신을 의심하고 걱정했다. 그런데 루키 시즌에 우승하기 어려운 대회에서 우승하면서 자신감을 갖게 됐다"고 밝혔다.

이어 "남은 대회에서도 우승하고 싶다는 도전 정신이 생겼다"고 달라진 마음가짐을 소개했다.

이정은의 다음 목표는 시즌 2승, 그리고 2020 도쿄 올림픽 출전이다.

이정은은 약 3주일 휴식 뒤 남은 LPGA 투어 대회에 대부분 참가할 계획이라면서 "이왕이면 아시안 스윙에서 우승하면 좋을 것 같다. 특히 한국 팬들이 많은 부산 BMW 레이디스 챔피언십에서 우승하면 좋지 않을까"라고 기대했다.

이를 위해 한국에서 3주일 쉬는 동안 체력을 많이 비축할 계획이라고 했다. 그는 "오랜만에 집밥을 먹고 엄마 아빠를 보니 살 것 같다"며 웃었다.

세계랭킹에 따라 출전권이 주어지는 도쿄 올림픽에 대한 열망도 커졌다.

이정은은 "올해 초에는 올림픽 목표가 없었는데 US여자오픈 우승으로 랭킹이 올라가면서 생각이 달라졌다. 프랑스 에비앙 챔피언십에서 컷 탈락한 이후 스위스에 있는 올림픽 박물관에 갔는데, '올림픽 메달을 따면 심장이 뛸 것 같다'는 목표가 생겼다"며 "올겨울 혹독하게 훈련해 올림픽 목표를 꼭 이루겠다"고 다짐했다.

이정은은 LPGA 투어 데뷔와 함께 내건 '신인왕' 목표에는 거의 다가갔다. 이정은의 LPGA 투어 신인왕 포인트는 1천217점으로 2위 크리스틴 길먼(미국)의 488점의 약 2.5배에 달한다.

이정은은 "신인왕 목표에 가까이 온 것 같다. 잘 마무리해서 시상식에 올라 영어로 거창하게 소감을 말하며 신인왕을 얻고 싶다"고 새로운 목표를 제시했다.

이정은은 US여자오픈 우승 기자회견에서도 "LPGA 투어 선수로서 한국어로 소감을 말해 죄송하다"고 말한 바 있다.

그는 "처음에는 영어가 전혀 안 들려서 힘들었는데 지금은 귀가 조금 열렸다. 그러나 머릿속에 있는 것을 내뱉는 준비가 안 됐다"며 "영상통화로 레슨을 받고 미국에서 태어난 매니저와 발음 연습을 하고 있다. 신인왕 소감을 영어로 연습하고 있다"고 말했다.

abbi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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