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5개구 줄줄이 독서 캠페인 전개…시민수요 엇박자
유성구 장르 제한·서구 독서 무관 콘텐츠 등 비판 자초

[충청투데이 이인희 기자] 9월 독서의 달을 맞아 대전 5개 자치구들이 독서 캠페인을 열고 있지만 수요자들을 만족시키지 못하고 있다.

독서 문화를 장려한다는 취지에도 불구하고 도서 장르 구성이 부족하거나 독서와 다소 동떨어진 행사가 함께 진행되는 등 개선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3일 대전 5개 자치구에 따르면 현재 유성구는 ‘유성구 독서골든벨 대회’, 서구와 동구는 ‘독서의 달’, 중구는 ‘얘들아 책이랑 놀자’, 대덕구는 ‘책을 펴자’ 등의 캠페인을 각각 진행하고 있다. 하지만 각 정책마다 참여자들로부터 지적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유성구의 독서골든벨 대회 선정 도서는 저학년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하는 탓에 선정 도서 80%가 창작동화에 쏠려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유성구에 거주하는 A(36) 씨는 “저학년 대상 프로그램이라도 과학, 철학 등 다양한 분야 선정으로 자연스럽게 여러 분야를 접할 기회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서구는 독서의 달 행사로 5개의 프로그램을 운영 중인데, 독서와 동떨어진 프로그램인 △학부모를 대상으로 하는 주방 정리 교육(정리수납 특강) △자녀 교육법(엄마는 가베선생님)이 포함돼 있다.

또 서구의 일부 영유아 대상 프로그램 참여를 위해선 보호자가 동행해야 한다는 점도 불편함으로 꼽힌다. 프로그램 운영 측은 도서관까지만 오면 보호자 없이도 수업이 가능하다는 입장이지만, 일각에서는 영유아가 혼자 도서관까지 갈 수 있냐는 쓴소리가 나오고 있다.

중구의 경우 어린이집연합회 및 지역 서점과의 협약을 통해 독서 캠페인과 병행한 지역 서점 살리기에 나서고 있지만 대상 서점이 한 곳에 치우쳐 있어 더 많은 영세 서점으로 대상을 확대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에 대해 중구는 지역 영세 ‘서점이 많지 않기 때문’이라며 점차 확대할 계획이라고 해명했다.

반면 주민들의 피드백을 통해 개선에 나선 자치구도 있다.

대덕구는 지난 7월부터 지역 내 서점 4개와 협약을 맺고 구민에게 책을 반값에 판매했는데, 선정 도서가 6개에 불과해 선택 범위가 너무 좁다는 지적을 받은 바 있다. 이에 지난 1일부터 시행하는 2회차 프로그램은 선정 도서 수를 50여개로 대폭 늘렸다.

동구는 지정도서를 읽은 후 느낌과 감동을 표현하는 식으로 행사를 구성해 책과의 연관성을 높이며 높은 호응을 얻고 있다.

전문가들은 독서 문화 정착의 지속성을 위해 각 프로그램에 대한 즉각적인 개선 대응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대전 학생교육문화원 관계자는 “다양한 프로그램들을 제공하겠다는 취지가 자칫하면 독서와 연관성이 없다는 오해를 일으킬 수 있다”며 “프로그램 대상자 역시 영유아뿐만이 아닌 전 연령층과 가족이 함께 참여할 수 있는 캠페인들로 지속 개선하고 캠페인 실수요자들의 피드백을 적극 수용해 독서 문화를 확고히 정착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이인희 기자 leeih5700@cctoday.co.kr
수습 전민영 기자 myjeon@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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