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 참여율 현저히 저조
"전문가 집단 접근 필요 사안"
'핵심 공약사업' 추진 강조 위한
무리한 공모전 진행 지적 나와

센트럴파크 위치도. 충청투데이 DB
센트럴파크 위치도. 충청투데이 DB

[충청투데이 이인희 기자] 대전시가 센트럴파크 조성에 앞서 시민 아이디어 공모에 나섰지만 이렇다 할 소득은 거두지 못할 전망이다.

3개월간의 공모기간에도 불구하고 공원조성을 위한 시민 아이디어 모집이 당초 계획 대비 절반가량에도 못 미치면서 핵심공약 추진을 포장하기 위한 ‘전시행정’의 본보기로 전락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1일 대전시에 따르면 시는 지난 6월을 시작으로 오는 20일까지 센트럴파크 조성 아이디어 공모전을 진행하고 있다.

공모분야는 △녹지축 연결 △공원별 공간구성 △보행 환경개선 △자율주제 등 4개 분야다.

시는 시민들이 직접 참여해 제안한 아이디어를 현재 진행되고 있는 센트럴파크 조성 기본계획 용역에 반영, 시민이 보다 안전하고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는 최적의 계획안을 도출하겠다는 구상을 갖고 공모전을 기획했다.

문제는 이 같은 취지와는 달리 공모전 참여율이 현저히 낮다는 점이다.

당초 시는 공모전을 통해 다수의 아이디어가 접수될 것으로 예상, 총 39점의 공모작에 대해 별도 시상과 함께 용역 반영을 계획했다.

그러나 현재 공모전 참가율은 절반 가까이에도 못 미치는 상황인 것으로 알려졌다.

공모전 종료를 보름여 앞둔 시점임을 감안하면 용역에 반영할 시민 아이디어가 턱없이 부족한 셈이다.

시는 공원조성 아이디어가 다소 어려운 주제인 점을 부족한 참여율의 원인으로 보고 있다.

녹지축 연결, 공간구성 등 생태복원 차원의 도시계획 분야의 경우 상대적으로 전문성이 요구되는 분야인 탓에 시민 입장에서 다소 낯설고 접근하기 어렵게 느껴질 수 있다는 설명이다.

전문가들도 공원조성이 특수성을 갖는 주제인 점을 감안했을 때 시민 공모전과 같은 형태의 접근은 불리한 점이 많다는 점을 지적한다.

특히 개별 공원의 단순한 리모델링 차원이 아니라는 점에서 전문성이 더욱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지역 대학의 한 교수는 “시민 공모전은 열린 행정을 구축한다는 점에서 의견 소통 창구로 활용되지만 복잡한 정책적 사안에 대해선 좀더 세밀한 접근이 요구된다”며 “센트럴파크 조성 사업은 도시계획이란 거시적 관점에서 그동안의 노하우를 토대로 전문성을 쌓아놓고 네트워크를 구축한 전문가 집단의 접근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결국 접근성이 떨어지는 주제임에도 불구하고 시민 공모전 형태로 진행하는 것을 두고 일각에서는 보여주기식 전시행정이라는 비난의 목소리가 나온다.

센트럴파크가 핵심 공약사업이라는 점에서 추진 상황을 억지로 강조하기 위해 결과물을 염두하지 않는 무리한 시민 공모전을 진행하는 것 아니냐는 것이다.

이에 대해 시 관계자는 “단순히 도시계획 분야라는 관점에서만 접근하면 사업 구상안이 한정적인 틀에만 머물 수 있다”며 “시민들로부터 다양한 아이디어를 제안 받고 이를 향후 용역과정을 통해 전문성이 부여된 계획안으로 재구성할 계획인 만큼 많은 참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인희 기자 leeih5700@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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