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30일 오후 11시47분께 충북 충주시 중원산업단지 내 접착제 생산공장에서 큰 불이 났다. 이 불로 한명은 실종되고 8명이 다쳤다. 2개사 공장 10동 등 생산시설 1만 여㎡가 불에 탔다. 인화성 물질이 폭발하면서 인근 업체의 공장 30여곳도 외벽과 창문 등이 부서지는 피해를 입었다. 피해액은 소방추산 41억5000여만 원에 이른다. 자칫 대형 참사로 이어질 뻔했다.

정확한 화인은 추후 밝혀지겠지만 인화물질 취급 부주의로 인한 화재 및 폭발의 개연성을 배제하기 힘들다. 이번 사고 역시 산업현장의 안전 불감증에서 비롯된 전형적인 인재(人災)가 아닌지 살펴봐야 겠다. 소방당국은 접착제 생산라인 가운데 원자재 융합시설에 주목하고 있다. 1층 작업실에서 불이 난 후 2층에서 폭발이 일어났다고 한다. 1층 작업자들은 대피했지만 2층에서 작업하던 오모 씨는 미처 피하지 못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화재가 발생한 접착제 공장은 중원산단 한가운데 들어서 있다. 불길이 번지고 폭발 압력이 커지면서 피해가 늘어났다.

엄청난 폭발음으로 인해 충주 시민들이 밤새 불안에 떨어야 했음에도 충주시는 긴급재난 문자를 보내지 않았다고 한다. 충주시는 재난문자를 보낼 만큼 화재영향이나 유해성이 크지 않았기 때문이라지만 논란이 계속 이어지고 있다. 때마침 100개국 4000여명의 선수와 임원이 참가하는 세계 최대 종합무예대회인 '2019충주세계무예마스터십' 대회가 오는 6일까지 충주시 일원에서 열리고 있다. 국제적인 망신살을 톡톡히 샀다는 지적이 나온다.

또 하나 주목할 것은, 태양광 발전시설 내 에너지저장장치(ESS)에 대한 고강도 안전대책을 세웠는데도 불구하고 또 다시 ESS 화재가 발생했다는 사실이다. 지난달 30일 오후 7시18분께 예산군 광시면 미곡리 한 태양광 발전 시설에서 불이나 ESS 2기 중 1기가 전소됐고, 또 다른 1기도 불에 탔다. 예산의 ESS 화재는 2017년 8월 이후 24번째다. 또 다시 안전성 논란이 커지고 있다. 원천적인 결함여부도 밝혀야 하고 안전수칙을 제대로 지켰는지도 엄중하게 따져볼 일이다.

저작권자 © 충청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