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를 그리는 마음>

추석을 한자로 ‘가배(嘉俳)’라고도 한다. 이두식 문자인 ‘가배’의 어원은 ‘가운데’라는 뜻에서 유래된 것이다.

그런데 추석, 가배에는 어김없이 귀성으로 귀경길 도로 정체로 어려움을 가져온다. 그런데도 우리는 어찌하여 이 막히는 길을 마다 않고 고향으로 향할까요?

그 질문에 답은? 고향이기 때문이다. 부모와 조상님이 계시는 곳이다,

뿌리를 찾아가는 것이다. 그 뿌리에서 힘을 얻어 다시 꽃을 피우기 위해서이다. 뿌리에 대한 그리움 중에서도 가장 간절한, 바로 부모를 그리는 마음을 망운지정(望雲之情)이라고 한다.

구름을 바라보면 느끼는 정이라는 망운지정은 ‘당서(唐書)’에 나온다.

당(唐)나라 때 적인걸(狄仁傑)은 당나라 고종(高宗) 때 좋은 정치를 펼쳤다. 1년 동안 무려 1만 7000명을 올바르게 재판하였고, 예주자사(豫州刺使)로 있을 때에는 무고한 죄로 사형을 선고받은 사람 2000명을 구제해 사람들로부터 칭송을 들었지요. 하지만 후일 그는 내준신(來俊臣)의 모함으로 투옥되었다가 지방으로 좌천되었다.

그런데 좌천된 병주(幷州)에서 적인걸이 태행산(太行山)에 올라 부모님이 계신 하양(河陽)을 바라보니, 한 조각 흰 구름이 두둥실 떠 있는 것 아니겠습니까? 그것을 본 그는 “우리 부모님이 저 구름 아래 살고 계시겠지”라고 흰 구름을 쳐다보면서 부모님을 생각하고(望雲之情) 비탄에 잠겼다.

망운지정이란 이렇게 타향에서 자신도 고생을 겪고 있지만, 고향의 부모를 더욱 그리는 자식의 정을 가리키는 것이다. 이런 저런 소식이 전해지면서 후일 그의 평판이 높다는 말을 들은 측천무후는 다시 그를 재상으로 등용했다고 한다. 부모를 그리는 간절한 마음인 망운지정은 뿌리를 찾는 우리나라 사람들이 늘 성공해나가는 이유를 설명해준다.

자신의 근본을 찾고, 부모와 조상의 이름을 드높이는 것이 효의 마지막임을 알기 때문이다. 추석 귀성, 귀경길이 막히더라도 우리 뿌리 찾는 교육의 길이라고 생각하며 즐기듯 떠나시면 어떨까.

<국전서예초대작가·청곡서실운영·前대전둔산초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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