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석규 선배 연기, 보는 것 자체가 배움"

▲ (서울=연합뉴스) 이재희 기자 = 최근 종영한 드라마 '왓쳐'에 출연한 배우 박주희가 30일 오전 서울 종로구 연합뉴스 사옥에서 열린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19.8.30 scape@yna.co.kr
▲ [OCN 캡처]

"결말을 전혀 몰랐어요. 다들 대본으로 확인을 했죠. 배우들끼리도 서로 '네가 거북이(극 중 살인범을 부르는 별명)지?' 하기도 했고요. 감독님이 배우들에게 각각 다른 얘기를 해서 헷갈리게 하셨더라고요."

최근 종영한 OCN '왓쳐'에서 비리수사팀 조수연 경감을 연기한 배우 박주희(32)는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었던 결말에 대한 비하인드 스토리를 들려줬다. 도치광(한석규 분)은 과연 정의로운 인물인지, 김영군(서강준)의 아버지를 죽인 범인은 도대체 누구인지, 경찰 내 사조직 '장사회'의 실체는 무엇인지…. '왓쳐'는 수수께끼로 가득한 드라마였다.

30일 광화문에서 만난 박주희는 "휴대전화로 조수연에게 지시를 내리는 '남자친구'의 정체도 모르고 촬영했다"며 웃었다.

"조수연도 처음엔 장사회 쪽 사람인데 나중에 회개하는 인물이라고 감독님이 얘기하셨어요. 그런데 나중엔 그냥 착한 사람으로 남더라고요. 수연이마저 배신자로 드러나면 저도 너무 화가 날 것 같아요."

심리스릴러 특성상 팽팽한 분위기가 극 내내 유지되지만, 가끔은 긴장감을 누그러뜨리는 역할도 필요하다. 세양지방경찰청장이 비리수사팀에 심어둔 스파이라는 정체가 밝혀진 후 조수연 캐릭터는 '왓쳐'에서 웃음을 담당하는 역할로 시청자들에게 귀엽다는 반응을 끌어냈다.

"작가님만의 은근한 '개그'가 있는데, 대본엔 그게 분명하게 나타나진 않아요. 다들 헷갈려서 '이거 재밌으라고 쓴 거 맞지?'라고 물어보기도 했어요. 작가님의 의도와 성향을 알고 나서부턴 재밌는 장면은 더 아이디어를 짜면서 만들어갔던 것 같아요."

같은 소속사 선배인 한석규에 대해 박주희는 "훌륭한 배우이지만 더 훌륭한 사람"이라고 설명했다.

"직접 조언하는 스타일은 절대 아니세요. 제 톤이 잘못됐다고 느끼시면 '우리 이전 상황이 이러했으니 수연이가 이런 대사를 하는 거겠지?' 하는 식으로 넓게 볼 수 있게 얘기해주셨어요. 사실 처음엔 캐릭터를 어떻게 만들어야 하는지 이해를 못 했는데 선배님이 본인 캐릭터를 만드는 걸 보고 깨달았죠. 선배님 연기 보는 것 자체가 배움이었어요. 주변 친구들에게 농담으로 1억원 이상의 가치가 있는 수업을 받고 있다고 했죠(웃음)."

건국대 영화과 출신으로 드라마와 영화를 좋아하는 그는 "지금 제 나이에 맞는 역할을 하고 싶다"고 말했다.

"눈에 거슬리지 않게 연기하는 배우가 되고 싶어요. 거기에 물론 저만의 개성과 매력을 추가해야겠지만 그건 차차 알아가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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