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효문화 신문>
님아 그 강을 건너지 마오

사람은 누구나 나이를 먹고, 노인이 된다. 누구나 맞이하게 될 미래지만 할 수 있다면 누구든 좋은 노후를 바랄 텐데, 나는 영화 속 조병만 할아버지와 강계열 할머니의 모습을 좋은 예로 꼽고 싶다. 많은 세월이 지나도 서로 사랑하고 함께 늙어갈 가족이 있다면 일생을 마무리하는 단계일지라도 쓸쓸하지 않을 것 같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영화 속에서 98세 조병만 할아버지와 89세 강계열 할머니는 76년째 결혼생활 중이다. 인상 깊었던 장면은 두 가지가 있었는데, 첫 번째는 밤에 화장실에 다녀오는 것이 무서운 할머니를 위해 추운 겨울 화장실 앞에서 묵묵히 자리를 지켜주고, 노래까지 해주는 할아버지와 그런 할아버지가 행여 춥지는 않았을까 걱정하는 할머니의 모습이었다. 서로를 아끼고 의지하는 모습이 깊은 여운을 줬다. 두 번째로는 두 분이 함께 장에 가 과거에 죽은 아이들을 입힐 내복을 사는 장면이었다. 곧 자신들도 하늘로 갈 때가 됐으니 먼저 하늘에 가 자신들을 지키고 있을 6명의 아이들을 위해 내복을 사는 할머니와 할아버지를 보고, 아무리 시간이 지나도 잊지 않고 없어지지 않는 것이 가족애라고 생각했다. 결국 강아지 '꼬마'가 죽고 난 뒤 할아버지의 상태가 악화됐고, 끝내 할아버지의 옷과 함께 내복도 같이 태워지며 하늘로 가게 된다. 그러는 중에도 할아버지는 겨울 옷과 여름 옷 구별을 못해 자기가 있어야 한다며 걱정을 하시는 할머니의 마음 역시 기억에 남았다.

"꽃이든 나뭇잎이든, 사람이든 다 같다. 봄이 되어 피고, 여름 내내 비도 맞으며 잘 살다가 가을 서리에 떨어진다." 주인공인 조병만 할아버지의 살아생전 말씀이다. 영원한 것은 없다지만 할머니는 종종 안부를 물으러 할아버지의 산소를 찾으러 갈 것이고 할아버지도 하늘에서 할머니를 만날 때를 기다릴 것이 듯, 사라지지 않고 언제 어디서든 존재할 수 있는 것이 바로 가족애라는 생각이 들었다. 신율호 명예기자

▲ 님아 그 강을 건너지 마오. 네이버 영화 캡처
▲ 님아 그 강을 건너지 마오. 네이버 영화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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