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분기 산업대출 잔액
전년동기比 7.4% 증가
창업·인건비 대출수요↑
도소매·숙박·음식 최대

[충청투데이 이심건 기자] 자영업자들이 '벼랑 끝'으로 몰리고 있다. 경기침체가 장기화 국면에 이른 상황에서 음식점 창업은 늘고 인건비용 대출 수요도 높아지면서 도소매·숙박·음식점업종의 대출이 역대 최대 규모로 불어났기 때문이다.

28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분기 예금취급기관 산업별 대출금' 자료에 따르면 6월 말 산업대출 잔액은 1163조 1000억원으로 3개월 새 22조 2000억원 증가했다. 산업대출이란 자영업자, 기업, 공공기관, 정부가 시중은행이나 저축은행, 새마을금고 등 예금을 취급하는 금융기관에서 빌린 돈을 말한다.

산업대출 잔액은 지난해 동기 대비 7.4% 늘어나 증가율은 2009년 2분기 9.6% 이후 가장 높았다.

업종별로 서비스업 대출금이 16조 2000억원 늘어났다. 지난 2분기 말 기준 서비스업 대출잔액은 703조 1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석 달 만에 16조 2000억원 증가한 규모로, 전분기 9조 9000억원 대비 증가폭이 크게 늘어난 것이다. 서비스업 중 도소매·숙박·음식점업종의 대출 증가액이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도소매·숙박·음식점업종의 대출 잔액은 213조 6000억원으로 전분기 대비 7조 8000억원 증가했다. 작년 동기 대비 증가율은 12.0%로, 이는 통계 집계가 시작된 2008년 1분기 이후 최대폭이다.

도·소매업은 6조원, 숙박 및 음식점업은 1조 8000억원 증가했다. 불경기에 진입장벽이 낮은 음식점이나 소매상으로 창업이 몰린 데다 최저임금 상승으로 인건비를 위한 대출 수요도 증가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2분기에 새로 생긴 도소매·숙박·음식점업종의 신설법인 수는 2분기 중 6342개(중소기업벤처부 집계)로 전분기(5980개) 대비 대폭 늘었다.

사업자 수(국세청 집계)는 지난 3월 말 238만 명에서 5월 말 240만 명으로 증가했다. 여기에 최근 경기둔화로 인한 수익성 악화로 대출 수요가 늘어난 측면도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2분기 부동산업 대출도 6조 9000억원 증가한 242조 3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전분기(3조 5000억원) 대비 증가폭이 크게 늘어난 것이다. 2분기에는 운전자금 용도 대출이 15조 3000억원 증가했는데, 이는 2008년 3분기(22조 9000억원) 이후 10년 9개월 만에 최대폭이다.

운전자금은 인건비, 재료구입비 등 일종의 기업 운용자금으로, 기업들이 불확실성 확대, 경기둔화 등으로 대출을 늘리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반면 투자수요를 반영하는 시설자금은 같은 기간 6조 9000억원 증가하는 데 그쳐 3분기 째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이심건 기자 beotkkot@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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