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 서산시 대산공단 내 4개 대기업(대산4사)이 향후 5년간 안전·환경분야에 8070억원을 투자하는 내용의 투자계획을 어제 서산시청에서 발표했다. 맹정호 서산시장이 "통 큰 결단을 한 대산4사에 감사드린다"고 말할 정도로 전례 없이 큰 투자규모다. 투자계획을 밝힌 업체는 현대오일뱅크㈜, 한화토탈㈜, ㈜LG화학, 롯데케미컬㈜ 등 소위 대산4사로 불리는 기업들이다. 기업의 사회적 책임이란 측면에서 고무적이라고 하겠다.

이번 투자계획 발표는 공단 내에서 발생한 일련의 크고 작은 사고와 무관치 않아 보인다. 지난 4월 LG화학 탱크로리 페놀 유출사고에 이어 5월에는 한화토탈에서 유증기 유출사고가 발생하기도 했다. 대산공단 내에서 올해 발생한 사고만 8건이나 된다. 지난해에도 10건의 사고가 일어났다. 사고가 날 때 마다 주민들의 가슴을 철렁 내려앉는다. 주민들은 대기오염과 악취문제로 신경이 곤두서 있다.

사고의 상당부분은 안전불감증에 기인한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적극적인 시설투자를 통해 사고를 예방할 수 있을 것이다. 공단가동이 30년을 경과하면서 설비가 노후화 됐다는 얘기가 들린다. 안전설비 보완, 노후시설 교체 등에 집중 투자하기로 한 걸 보면 작업환경 개선의 의지가 읽힌다. 투자계획의 성실한 이행을 담보할 민관합동점검반을 가동키로 했다니 안심해도 될 듯싶다.

대산4사는 서산경제, 나아가 국가경제의 한축을 담당하고 있다. 매년 5조원 안팎의 국세와 750억원 가량의 지방세를 납부할 만큼 기여도가 높다. 지역인재 채용, 소외계층 지원을 비롯한 다양한 사회공헌 활동으로 지역문화 수준을 한 단계 끌어올렸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하지만 사고에 가려 축소된 측면이 있다. 시민과 기업이 상생하는 토대가 마련돼야 한다. 이번 투자는 보다 더 안전한 공단 만들기에 한발 다가서는 계기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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