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지략가 변재일 총선 지휘
한국당, 정우택 합의추대 의견일치
鄭의원 측 "금명간 수락여부 결정"

변재일, 정우택
변재일, 정우택

[충청투데이 이민기 기자] 청주 총선판이 예사롭지 않게 돌아가고 있다. 당대표 대행과 원내대표, 충북도지사, 해양수산부 장관 등을 지냈고 전투력까지 막강한 자유한국당 4선의 정우택 의원(청주 상당)이 조만간 차기 충북도당위원장으로 합의추대될 것이라는 소문이 확산하는 등 내년 4·15 총선판이 예열((豫熱)되고 있다. 정 의원이 '총선 지휘봉'을 쥘 경우 충북의 수부도시인 청주에서 여야간 한 치의 물러섬 없는 '혈전'을 치를 전망이다.

청주는 더불어민주당이 지난 2004년 17대 총선을 기점으로 철옹성(鐵甕城)을 쌓은 지역이다. 17대 총선 당시 민주당은 '노무현 탄핵' 역풍을 등에 업고 상당, 흥덕갑, 흥덕을, 청원 등 총 4곳을 모두 쓸어 담는 기염을 토했고 18대에서도 4곳에 또 한번 깃발을 꽂아 청주권을 온전히 수중에 넣고 있음을 보여줬다. 민주당은 19~20대 총선에서도 정치 1번지 상당을 제외한 3곳에서 잇따라 승리해 청주에서 입지를 공고히 했다. 당대표 경선에 도전했던 '거물급' 정우택 의원이 도당위원장을 맡아야 한다는 여론이 한국당 내 조성되는 배경이다.

최현호 서원당협위원장은 26일 충청투데이와 통화에서 "충북 현역 국회의원과 원외당협위원장들은 내년에 총선이 있는 만큼 정우택 의원이 도당을 맡아야 한다는 데 의견일치를 봤다"고 전했다. 정 의원 측은 "당원들이 선당후사(先黨後私)를 주문해 정 의원이 고심을 거듭하고 있다. 금명간 수락여부를 결정 지을 것"이라고 말했다.

민주당 도당위원장은 17~20대까지 청주 청원에서 내리 4선을 기록한 변재일 의원으로 수차례에 걸쳐 중앙당 정책위의장을 역임하는 등 당내 최고의 '지략가'로 꼽히고 있다. 변 의원은 민주당 충청권 당정협의회 출범의 산파 역할을 할 정도로 남다른 수완도 겸했다는 평을 받기도 한다.

앞서 민주당 충북도당은 올해 휘호로 '견여반석(堅如盤石·기초가 반석과 같이 튼튼함)'을 제시하며 튼튼하게 기초를 다져 이를 바탕으로 내년에 비상(飛上)해 21대 총선을 압승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지역 정치권의 한 관계자는 "정 의원이 만일 도당위원장을 맡게 되면 '변재일 대 정우택'이라는 또 다른 청주권 총선 밑그림이 그려지는 셈"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한국당이 청주총선전(戰)에서 우위를 점하면 민주당 소속 이시종 지사의 입지가 축소될 수밖에 없는 점도 민주당 충북도당이 고려하지 않겠느냐"고 덧붙였다.

실제 이시종 지사 측은 정 의원의 '선택'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한국당 충북도당이 '정우택 체제'로 출범할 경우 도정운영에 직·간접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란 판단에서다. 민선 4기 충북도지사 등을 역임해 도정에 밝고 중앙정치 무대에 영향력이 있는 정 의원이 도당위원장으로 취임하면 충북선철도 고속화 사업, 2019충주세계무예마스터십 등 이시종호(號)의 핵심사업들을 면밀히 들여다 볼 가능성이 점쳐지기 때문이다. 5·6·7기 이시종호(號)의 핵심사업 성과와 총선아젠다를 한 데 묶는 전략을 구사할 수 있다는 게 한국당 내 일각의 전망이다.

총선이 7개월여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정우택 도당위원장론'이란 변수가 일단 청주총선판 위에 놓인 것으로 보인다. '변재일 대 정우택' 구도가 과연 성사될지 초미의 관심이 쏠린다.

이민기 기자 mgpeace21@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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