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르극 위주 일부 성공에도 "유연한 환경과 다양한 실험 매력"

▲ [연합뉴스 자료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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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같은 스토리를 드라마의 빠르고 유연한 호흡으로 완전히 담아낼 수 있다면 이보다 좋을 수 있을까.

장르 드라마를 대표하는 OCN을 비롯해 다양한 채널과 손잡고 드라마 시장에 뛰어드는 영화감독과 시나리오 작가들이 꿈꾸는 것도 대부분 이런 성과이다.

그러나 영화와 드라마의 문법은 비슷하면서도 상당히 다른 게 현실이다. 그래서인지 일부 장르극을 제외하면 큰 성공을 거둔 사례는 아직 나오지 않았다.

OCN '구해줘' 시리즈와 '손 더 게스트'는 성공한 소수 사례에 속한다.

사이비 종교 집단을 소재로 한 '구해줘' 시즌1은 영화 '무명인'(2013)의 김성수 감독이 연출해 자체 최고 시청률 4.8%를 기록하며 시청률과 화제성을 동시에 잡았다.

시즌1 성공 덕분에 탄생한 시즌2는 영화 '여고괴담 두 번째 이야기'(199) 연출부에 참여하고 지난해 '도어락'을 만든 이권 감독이 연출해 시즌1과는 또 다른 매력적인 스토리라인을 보여주며 이달 6월 종영까지 3%대 시청률을 유지했다. 이 작품은 원작도 연상호 감독의 애니메이션 '사이비'(2013)이다.

안방극장에 엑소시즘 열풍을 몰고 온 '손 더 게스트'(2018)는 영화 '역모-반란의 시대'(2017)의 김홍선 감독이 연출에 큰 호평을 받았다. 작품에 등장하는 원귀 '박일도'는 아직도 온라인에서 종종 회자할 정도이다.

넷플릭스가 처음으로 선보인 한국 오리지널 드라마 '킹덤'도 '끝까지 간다'(2014)와 '터널'(2016)을 연출한 김성훈 감독이 시나리오 작가 출신의 김은희 작가와 손을 잡은 작품이다.

이 작품은 넷플릭스 특성상 성패 여부를 가늠하기 어렵지만, 화려한 글로벌 물량 공세와 한국형 좀비라는 특수한 소재로 화제성은 톡톡히 누렸으며 시즌2를 제작 중이다.

다만 이들 사례를 제외하면 큰 성과를 거둔 작품을 찾기 어렵다.

영화 '그녀를 믿지 마세요'(2004)의 한지승 감독이 연출한 OCN '미스트리스'(2018)는 여성 캐릭터들을 내세운 새로운 미스터리극으로 차별화를 시도했지만 대중성을 확보하지는 못하며 1%대 시청률에 머물렀다.

'손 더 게스트' 후속타를 노리며 지난해 1월 종영한 OCN '프리스트' 역시 정통 엑소시즘을 충실하게 재현했지만 극성이 부족한 따분한 스토리라인으로 시청자를 사로잡지 못하며 2%대로 마감했다.

OCN이 보다 깊은 영화계와의 협업을 선언한 후 선보인 '시네마틱 드라마'의 올해 첫 번째 작품 '트랩'은 영화 '백야행-하얀 어둠 속을 걷다'(2009), '분노의 역류'(2016)의 박신우 감독이 연출했다.

이 작품은 날 선 연출과 밀도 높은 스토리로 시청자의 이목을 끌었지만 역시 대중성을 잡는 데는 실패했다. 영화적 스토리를 드라마로 옮겨왔을 때 늘어진 호흡과 지나치게 잔인한 장면들이 발목을 잡았다.

그나마 범죄나 엑소시즘 장르는 마니아층이 있지만 멜로 등은 더욱더 어려운 경우가 많다.

최근 방영 중인 JTBC '멜로가 체질'은 영화 '극한직업'으로 '대박'을 낸 이병헌 감독 연출로 방송 전 기대를 모았으나 호불호가 갈리며 시청률이 1%대에 머문다. 이 감독 특유의 말장난과 핑퐁 호흡이 짧은 시간 집중하면 되는 스크린에서는 빛을 발하지만, 안방극장에서 반복될 경우 피로감을 준다는 일부 지적도 있다.

이렇듯 서로 다른 문법으로 인한 시행착오에도 영화계 인사들이 계속 드라마 시장에 도전하는 것은 '다양한 실험이 가능한 환경' 때문이라고 관계자들은 말한다.

OCN 관계자는 25일 "영화보다 방송 드라마는 좀 더 유연하고 빠르게 상황에 대처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다소 생소할 수 있지만 이야기 확장성에 집중해 좋은 콘텐츠를 만들어낼 수 있는, 다양한 실험을 방송에서는 해볼 수 있어 영화계 인사들도 관심을 보인다"라고 말했다.

영화 '사라진 밤'(2018)의 이창희 감독이 연출로 나선 OCN '타인은 지옥이다'가 올 하반기, 영화 '부산행'(2016)의 연상호 감독이 극본을 맡고 '챔피언'(2018)의 김용완 감독이 연출하는 tvN '방법'이 내년 상반기 전파를 탈 예정이다. 이들이 영화와 다른 문법을 소화하며 성공 사례를 만들어낼 수 있을지 주목된다.

lis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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