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1년 하리수 씨가 ‘새빨간 거짓말’과 함께 트랜스젠더 1호 연예인으로 스포트라이트를 받은 지 18년이 흐른 요즘 또 다른 트랜스젠더들이 세상 밖으로 나오는 모양새다.

사진=유튜브 캡쳐
사진=유튜브 캡쳐

유튜브 등에서 트랜스젠더임을 밝힌 이들은 수술 경험담, 트랜스젠더로써 겪는 고충 등을 대중 앞에 서슴없이 이야기 하고 있다.

하지만 특수성을 가진 이들의 성 관련 콘텐츠는 적잖은 선정성을 보인다는 점에서 우려의 목소리도 적지 않다.

수학강사 이예나 씨는 유명한 트랜스젠더 유튜버다.

지난달 19일 방송된 SBS ‘궁금한 이야기 Y’에서는 이 씨의 사연이 소개됐다.

그는 어릴 때부터 자신이 남성이 아니라 여성이라고 생각했지만 명문대 졸업과 군대, 억대 연봉을 받는 학원강사의 삶을 거쳐 올 동안 성정체성을 숨겨왔다고 한다.

여성의 몸이 되기 위한 수술을 위해 학원을 그만 둘 당시에도 ‘갑상선 암’ 때문이라고 말했다고 고백했다. ‘사춘기 아이들에게 파문을 일으키고 싶지 않았다’라는 게 이유다.

이 씨는 현재 유튜브 채널 ‘쌀이없어요’에서 수학 강의를 비롯해 일상을 담은 브이로그, 먹방, 라이브 방송 등을 진행하고 있다.

유튜브에는 이예나 씨 외에도 약 50만 명의 구독자를 보유한 BJ 꽃자와 BJ 장추자, Pani 등이 ‘트랜스젠더 유튜버’의 이름을 걸고 방송 중이다.

이들의 방송은 성 정체성의 혼란을 가지고 있는 사람, 혹은 선입견을 가지고 있는 이들에게 순기능을 하기도 하지만 자극적인 내용으로 집중되는 경우가 많다.

트랜스젠더 유튜버들이 올리는 다양한 영상 중 이목을 끄는 주제는 단연 ‘성’ 관련 콘텐츠다. 트랜스젠더가 된 후 몸의 변화나 수술 후기, 수술 후 성경험까지 가감 없이 밝힌 영상은 타 게시영상에 비해 월등히 높은 조회 수를 자랑한다.

자위를 하고 난 후기나 화장실썰, 여탕썰 등 개인적인 공간에서의 이야기까지 거리낌 없이 털어놓는 이들을 향한 비판적 시선도 적지 않다.

한 네티즌은 “트랜스젠더를 표방해 게이바나 호빠썰을 푸는 등 선정적인 이야기를 늘어놓고 있다”며 “우후죽순으로 음지에서 나온 이들이 유튜브에 편승해 돈벌이를 하고 있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지난 16일 청와대 국민청원에는 ‘유튜버들이 불법 업소썰로 수익 창출하는 걸 막아주세요’라는 청원글이 올라오기도 했다. 해당 청원은 10대에게 영향을 끼치는 상황을 문제 삼으며 수위를 넘나드는 방송으로 화제가 되고 있는 BJ 꽃자와 장추자 등 트랜스젠더들의 방송도 지적했다.

유튜브 등에서 밝힌 트랜스젠더들의 여탕썰에도 불편한 목소리가 이어졌다.

한 커뮤니티에서는 “성기 제거수술을 하지 않은 트랜스젠더도 있다고 들었는데 겉모습이 여성이라면 여탕에 가는 것이 맞다고 본다”라면서도 “그렇지만 몸매를 평가하는 등의 후기 영상을 올리는 것은 불쾌하다”고 말했다. 이어 “여성이 여탕후기, 남성이 남탕후기라며 쓴 글을 본 적 있는가”라고 덧붙이기도 했다.

보통 트랜스젠더는 크게 MtF(Male to Female, 남자에서 여자로 성전환)와 FtM(Female to Male, 여자에서 남자로 성전환)으로 구분한다. 이들 중에는 외면을 바꾸지 않은 사람도 있다.

트랜스젠더의 정체성은 사회적으로 인식돼 오던 성 관념과 부딪힌다. 통상적으로 한국 남성이라면 거쳐야 할 군대나 여성의 배려를 위해 마련된 여성전용시설, 화장실, 목욕탕 등 성별 차이에 따른 제도는 개인이 옳고 그름을 명확히 구분짓기 어려운 상황이다.

젠더 이슈가 사회적 관심사로 떠오르며 다양한 형태의 트랜스젠더가 세상 밖으로 나오는 요즘 이에 대한 가이드라인이나 정체성 확립, 성 인식 개선이 시급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진나연 기자 jinny1@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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