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현진 오늘 양키스전 선발 등판…사이영 상 수상 방점 찍을 기회

‘코리안 몬스터, 다저스의 에이스’ 류현진이 메이저리그 아메리칸리그의 맹주 뉴욕 양키스를 상대한다. 로스앤젤레스 다저스의 류현진은 24일 오전 11시10분(한국시간)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리는 뉴욕 양키스와의 경기에 선발 등판할 예정이다.

특히 이날 경기는 빅리그 입성 후 처음으로 ‘류현진’이라는 한글 이름을 유니폼에 새기고 출전해 의미가 남다르다. 이날은 메이저리그 플레이어스 위켄드(Player's Weekend)의 시작일로, 이 기간 선수들은 이름 대신 자신이 택한 별명을 새기고 출전할 수 있다. 이 때 사용된 유니폼과 장비는 모두 경매에 붙이고, 그 수익금 전액은 유소년 야구 발전기금으로 쓰인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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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등판이 중요한 또 하나의 이유는 메이저리그 전체 승률 1위를 다투는 양 팀의 대결이기 때문이다. 메이저리그 전체 승률 1위 팀은 포스트시즌 내내 홈 어드밴티지를 가질 수 있어 월드시리즈 우승을 노리는 다저스와 양키스에게는 매우 중요한 사항이다.

현재(22일 기준) 내셔널리그 서부지구 1위를 달리고 있는 다저스는 84승 44패 승률 0.656을, 아메리칸리그 동부지구 1위인 양키스는 83승 45패 승률 0.648을 기록 중이다.

팀의 승리와 함께 류현진에게 이날 경기가 중요한 것은 바로 ‘사이영 상(Cy Young Award)’ 수상에 방점을 찍을 수 있는 기회이기 때문이다. 올 시즌(22일 기준) 류현진은 12승 3패 평균자책점 1.64의 놀라운 성적을 기록하며 내셔널리그 사이영 상 후보 1순위로 꼽히고 있다.

가장 강력한 라이벌로 꼽히는 것은 워싱턴 내셔널스의 에이스 맥스 슈어저로, 그는 올 시즌 9승 5패 평균자책점 2.41 189 탈삼진을 기록 중이다. 하지만 슈어저가 7월 중순부터 부상으로 한 달간 결장하면서 류현진의 사이영 상 수상 가능성은 더욱 커졌다.

류현진의 사이영 상 수상에 대한 이야기는 날씨가 더워지기 시작할 무렵부터 국내외 언론에서 거론됐다. 사실 처음에는 ‘너무 설레발 아닌가’, ‘설마 류현진이…’ 하는 생각도 있었지만, 이제는 정말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

그렇다면 우리의 류현진이 예약해 놓은 ‘사이영 상’에 대해 조금 자세히 알아보자. 사이영 상은 명예의 전당에 헌액된 투수 사이 영을 기리기 위해 1956년 만들어 졌다. 이 상은 초창기에는 메이저리그 전체 투수 중 한 명에게만 주다가 1967년부터 AL, NL 각각 한 명씩 수여하고 있다. 사이영 상은 미국야구기자협회에 등록된 기자들의 투표로 정해지며 양 리그에 각각 30명씩이 투표권을 갖고 있다. 사이영 상을 결정하는 공식은 ‘총점=5F+3S+T’로 여기서 F는 1위표, S는 2위표, T는 3위표다. 동점이 나오면 모두 수여한다.

사이영 상의 첫 수상자는 돈 뉴컴(브루클린 다저스)으로 당시 그는 27승 7패 평균자책점 3.06을 기록했다. 2회 이상 수상한 선수는 모두 17명이며, 양대 리그에서 모두 받은 선수는 총 6명(로저 클레멘스·랜디 존슨·페드로 마르티네스·게일로드 페리·로이 할러데이·맥스 슈어저)이다. 팀별로는 다저스(브루클린 시절 포함)가 12회로 가장 많았고, 애틀랜타 브레이브스(밀워키 시절 포함)와 필라델피아 필리스, 보스턴 레드삭스가 7회로 그 뒤를 이었다.

만장일치로 사이영 상을 받은 것은 총 17명(23회)으로 그 중 샌디 쿠펙스와 밥 깁슨, 클레이턴 커쇼, 데니 맥클레인, 로저 클레멘스, 저스틴 벌랜더 등 6명은 MVP까지 동시에 수상했다.

직전 시즌인 2018시즌 사이영 상의 주인공은 AL은 탬파베이 레이스의 블레이크 스넬(21승 5패 평균자책점 1.89 221탈삼진), NL은 뉴욕 메츠의 제이콥 디그롬(10승 9패 평균자책점 1.70 269탈삼진)이었다.

‘사이영 상’을 이야기할 때 빼놓을 수 없는 선수는 바로 로저 클레멘스다. 그는 통산 7회로 메이저리그 역대 최다 사이영 상 수상 기록을 보유하고 있으며, 1986년에는 사이영 상과 MVP를 모두 거머쥐기도 했다.

로저 클레멘스는 1984년 보스턴에서 데뷔해 토론토 블루제이스, 뉴욕 양키스, 휴스턴 애스트로스 등에서 24년간 메이저리그 선수로 활약했다. 그는 1997년 토론토 이적 후 2년 동안 투수 3관왕(다승·평균자책점·탈삼진)을 차지했으며, 2003년에는 통산 300승과 4000탈삼진을 달성했다. 통산 4000탈삼진은 놀란 라이언과 랜디 존슨, 스티브 칼턴에 이은 네 번째 대기록이다.

로저 클레멘스는 메이저리그 통산 354승(184패) 평균자책점 3.12, 4672탈삼진이라는 대단한 기록을 남겼으며, 무려 118번의 완투승과 46번의 완봉승을 거뒀다.

‘우리의’ 류현진이 ‘대투수’ 로저 클레멘스가 걸었던 그 길을 따라갈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노진호 기자 windlake@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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