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순이 넘은 어르신이 거동이 불편한 노인들을 위해 손수 깎아 만든 장수지팡이를 전달한 사실이 알려져 훈훈함을 전하고 있다.

그 주인공은 바로 서재원 씨(92·보은군)다.

23일 괴산군에 따르면 이날 서재원 씨는 괴산군청을 방문해 주목, 은행나무, 괴목 등 가볍고 튼튼한 나무를 선별해 직접 만든 장수지팡이 200개(600만원 상당)를 몸이 불편한 노인들을 위해 써달라며 기탁했다.

그는 따로 지팡이 만드는 기술을 배운 적은 없지만 젊은 시절 목수를 했던 경험을 살려 지팡이를 깎기 시작했다.

직접 깎은 지팡이를 기증하는 서재원 할아버지. 사진=연합뉴스
직접 깎은 지팡이를 기증하는 서재원 할아버지. 사진=연합뉴스

서 씨의 따뜻한 나눔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 2015년부터 도내 노인들을 위해 손수 만들어 기증한 지팡이는 3000개가 넘는다.

또 전통을 보존하기 위해 보은군 산외면 주민들에게 짚공예를 가르치는 일도 수년간 하고 있다.

2011년에는 관광·공예공모전에 출품한 짚공예로 만든 쌀 항아리로 입상한 경험이 있을 정도로 손재주가 뛰어나다고.

서 씨는 “귀도 잘 들리지 않을 정도로 많이 늙었지만, 누군가에게 도움을 주고 싶어 기쁜 마음으로 지팡이를 만들고 있다”며, “건강이 허락하는 한 지팡이를 계속 만들겠다”고 밝혔다.

군은 이날 전달받은 장수지팡이를 관내 거동이 불편 노인들에게 전달할 계획이다.

이차영 괴산군수는 “서재원 어르신의 이웃사랑 실천이 지역사회에 깊은 감동을 주고 있다”며 “군에서도 더불어 사는 따뜻한 공동체 실현을 위해 적극 힘쓰겠다”고 말했다.

정민혜 기자 jmh@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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