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철규 대전마케팅공사 사장
 

학자들에 따르면 산업혁명 이래 인류의 에너지 사용량이 폭증하면서 사회발전이 가속화돼 사실 산업혁명은 에너지혁명이라고 볼 수 있다고 한다. 하지만 급속한 에너지 사용량 증가로 이제는 자원고갈이나 환경파괴 등 위험도 커지고 있어 지금처럼 과도한 에너지 사용이 오히려 지속적인 사회발전에는 걸림돌이 될 수 있다고 한다. 20세기 후반부터 시작된 정보혁명으로 급속히 증가되고 있는 정보량의 경우도 비슷하다는 생각이 든다. 인류의 정보총량이 과거에 약100년마다 두 배씩 증가해 왔던 것이 1990년대부터는 25년마다, 현재는 13개월로 그 주기가 계속 단축되고 있다고 한다. 2030년이 되면 3일에 두 배씩 증가할 정도로 점점 기하급수적인 증가추세를 보일 것이라고 한다. 이처럼 정보혁명으로 정보량이 폭증하면서 사회발전을 앞당기는 효과가 있는 반면 불필요하고 잘못된 정보량도 덩달아 늘어나고 심지어 교묘해지고 있어 사회문제화되고 있다.

그나마 과거에는 정보의 생산과 유통이 공신력있는 기관들에게 한정돼 있었고 소비수단도 제한돼 있어 잘못된 정보량 증가에 한계가 있었지만, 요즘은 누구나 정보를 쉽게 생산·유통·소비하는 시대가 되면서 좋은 정보와 함께 나쁜 정보도 급격히 늘어나고 있는 것 같다.

특히 스마트폰 보급이 거의 포화상태에 이르고 소셜미디어 채널과 기술이 날로 발전하면서 각종 정보들이 순식간에 광범위하게 퍼지는 등 거의 실시간으로 공유되고 있어 정보의 위력은 더욱 더 커지는 느낌이다. 이에 따라 권력의 중요한 원천 중 하나였던 정보의 독과점이 약화되면서 정보의 민주화가 많이 이뤄져 거대권력의 종말이 나타나고 있다는 주장도 있다.

반면에 과도기적 현상으로 그 부작용도 적지 않게 발생하고 있다. 얼마전부터는 인공지능 기술까지 동원해 가짜 뉴스를 만들어내면서 오바마 전 대통령이 유튜브에서 트럼프 현 대통령을 원색적으로 비난하는 동영상 뉴스가 등장해 상당한 파장을 가져오는 등 여러 폐해가 나타나고 있는 실정인 것이다.

그래서 신세대 미래학자 니코 멜레는 기득권을 부순 SNS가 무자격자에게 권력을 줬다는 평가까지 하고 있다. 이에 대응해 팩트체크라는 프로그램이 인기를 끌고 있고 국내외에서는 팩트체킹 대회가 열리기 시작했으며 팩트체커라는 신종 직업이 생겨날 정도라고 한다.

그래서 이제는 디지털 리터리시를 넘어 소셜 미디어 리터러시가 중요한 것 같다. 문자가 발명된 이래 문맹율은 한 사회의 발전정도를 나타내는 중요한 척도였고 최근에는 디지털 문맹여부가 중요시되기도 했지만 이제는 미디어 문맹을 넘어 소셜 미디어 문맹이 되지 않는 소셜 미디어 리터러시 능력이 매우 중요해지는 상황이다. 과거에 정보가 부족했을 때는 노우하우가 중시됐고 정보가 넘쳐나는 때는 정확한 정보를 찾아내는 노우웨어(Know-where)가 한때 주목을 받은 적이 있다. 하지만 지금처럼 제대로 검증되지 않고 옥석구분 없는 온갖 정보가 넘쳐나는 시대에는 노우와이(Know-why)가 가장 중요하지 않을 까 생각된다. 새로운 정보나 뉴스를 접할 때, 왜 그런 내용이 등장했는지, 한 번 더 생각해보고 한번 더 따져보는 질문하는 힘이 매우 요긴할 수 있다.

어떤 문제이던지 5번 정도 이유의 이유들을 계속해서 찾아들어가면 근본적인 원인을 파악해 해결할 수 있게 된다는 ‘5번의 Why의 법칙’이 있다. 소셜 미디어 리터러시 능력을 키우기 위해서 각종 새로운 정보나 뉴스를 접할 때에도 이처럼 5번 정도 질문하는 힘과 노력이 필요하지 않을까 생각이 든다.

세상에 사건사고가 많고 갈등이 심해질수록 가짜뉴스가 기승을 부린다고 한다. 따라서 이럴 때일수록 끊임없이 질문하는 힘을 길러서 삶과 일에서 도움이 될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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