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효진 충북도체육회 사무처장

일본의 한국에 대한 수출규제 강화 조치로 인한 파장이 심상치 않다. "독립운동은 못 했지만 일본제품 불매운동은 한다"는 결연한 구호가 온 국민의 마음을 움직이며 현대판 의병운동처럼 거국적으로 펼쳐지고 있다. 국민적 공분이 커지면서 우려했던 스포츠 분야로까지 확대되는 양상이다. 일본과의 스포츠 교류 행사를 취소하거나 연기하는 사례가 이어지고 있다. 지난 4월 충주시 일원에서 개최한 전국생활체육대축전에 일본 선수단이 참가하여 이에 대한 답방 형식으로 오는 9월 충북 선수를 주축으로 한 선수단이 일본 기후현에서 개최되는 스포츠마스터즈대회에 참가할 예정이다. 하지만 우리 도의 모종목은 일찌감치 참가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밝혀왔고 참가신청을 한 일부 지자체 소속 선수들도 불참을 고려하는 등 참가에 부담을 느끼고 있다. 행사를 주관하는 대한체육회는 올해로 23회째를 맞는 역사와 전통이 있는 행사이지만 참가할 경우 부정적인 여론과 안할 경우엔 앞으로의 관계 회복에 어려움이 따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럴 때일수록 차분하고 신중하게 접근하여 두 마리 토끼를 다 잡을 수 있는 슬기로운 지혜를 모아야 할 것이다.

이렇듯 일본과의 관계가 경제뿐만 아니라 스포츠 분야까지 번지는 악화일로의 시점에서 중국과의 스포츠 교류는 예정대로 활발히 추진하고 있다. 충청북도와 중국 호북성 간 스포츠 교류가 지난 8월 5일부터 9일까지 충북 일원에서 열렸다. 이번 교류는 2014년 11월 7일 충청북도와 호북성 간 자매결연 협정체결 이후 격년제 상호방문 형식으로 진행하고 있다.

충청북도는 중국 중부지역의 전략적 개발 요충지인 호북성과 경제, 문화, 교육, 산업 등 다양한 분야에서 교류 협력이 확대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으며 호북성은 한국 바이오산업의 중심지인 충청북도와의 경제협력에 관심을 쏟고 있다. 올해는 충북방문의 해로 쩡 홍 호북성 체육국 부처장을 단장으로 초·중등부 바둑 선수단 20명이 충북을 찾았다.

교류단은 이틀간 충북체육회관 대회의실에서 친선경기를 갖고 선진기술을 공유하였으며 진천선수촌, 청남대, 영동 국악체험촌, 청주 고인쇄박물관 등 우리 지역 명소와 역사문화를 탐방했다. 특히 교류기간에 하루는 홈스테이를 통해 양국 선수들의 친목과 우정을 나누는 뜻깊고 유익한 시간을 가졌다. 내년에는 충북 스포츠 교류단이 호북성을 방문한다.

이렇듯 스포츠 교류는 선수들의 경기력 향상뿐만 아니라 역사와 문화를 체험하고 배우는 기회가 되어 상호 이해의 폭을 넓히고 양국 간의 우호증진에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경제, 문화, 교육 등 다양한 분야의 교류 협력을 강화하기 위해서는 민간스포츠 교류 활동을 지속해서 확대해 나가야 할 것이다.

스포츠에는 국경이 없다고 한다. 우리나라가 중국과의 관계개선도 스포츠로 시작됐고, 북한과의 교류도 스포츠가 매개체가 되고 있다.

스포츠 교류를 통한 역사상 가장 성공한 사례는 핑퐁외교다. 1971년 4월 10일 미국 탁구선수들이 중국의 마오쩌둥의 초청으로 베이징을 방문하여 친선경기를 갖는다. 이날의 경기는 냉전의 상징이었던 두 나라가 우호적인 접근을 시작했음을 전 세계에 알리는 신호탄이었다. 그 결과 1979년 미·중 수교의 물꼬를 튼 이른바 핑퐁외교로 스포츠 교류를 통한 국가 간의 관계개선을 이룩한 대표적인 사례로 꼽힌다.

스포츠가 주는 힘은 무한하다. 남아프리카공화국 최초의 흑인 대통령인 넬슨 만델라는 말했다. "스포츠에는 세상을 바꾸는 힘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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