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화 청주시 흥덕구 환경위생과 생활오수팀장

미호천(美湖川)은 충북 음성군 삼성면 마이산에 있는 망이산성에서 발원해 충북의 서부지역인 진천군, 청주시 및 세종시를 거쳐 남서류해 금강으로 흘러드는 국가하천이다. 행정구역상으로는 4개 시·도, 8개 시·군·구에 걸쳐 있으며 유역 면적이 1855㎢로, 금강수계 지류·지천 중에서 가장 넓고 유로 연장은 89.2㎞에 달한다.

예전에는 미호천이 해당 유역에 농업용수를 공급하는 기능을 주로 했다면 현재는 개별공장 및 산업단지 등의 개발로 공업지역의 증가와 축사의 대형화로 공장폐수 및 축산폐수의 유입이 급격히 늘어나면서 세종보로 유입되는 대청댐 방류수, 갑천과 비교할 때 오염물질 부하량 및 수질·유량의 영향이 가장 큰 하천의 특성을 보이게 됐다.

이러한 현재 상황에서 수질 오염원에 대한 정밀 분석을 통해 유역 면적이 넓고 관리 주체가 많은 미호천 유역 통합 관리를 위한 수질 개선 대책의 마련은 선택이 아닌 필수라 할 것이며, 그동안 알게 모르게 미호천의 영향 아래 혜택을 보고 살아온 주민의 한 사람으로서 최근 금강유역환경청의 '민·관·학이 함께 실천하는 미호천 유역 수질 개선 대책'의 수립은 반가운 소식이 아닐 수 없다.

그동안 미호천은 유역 내 지역 개발에 따른 수질 악화, 농업용수 등 물 이용을 둘러싼 지역 간 이견 및 갈등으로 수질 오염원을 효율적으로 관리하는 데 어려움이 있었던 것이 사실이다. 이렇듯이 광범위하고 관리 주체가 많은 미호천의 유역 특성과 물 환경 여건을 고려할 때 지자체 각각 개선 노력과 대책만으로는 수질 개선에 한계가 있어 민·관·학 협력체계의 구축이 절실했을 것이다.

특히 금강유역환경청의 미호천 유역의 오염원 분석 결과에 따르면 축산계(47.9%)와 토지계(39.3%)에서 비점오염원의 형태로 배출되는 수질오염 물질이 전체 오염물질 배출량의 87.2%를 차지하고 있어, 이의 효율적인 저감과 관리를 위한 세부과제들을 중점 발굴해 개선 계획에 반영했는데, 그중 축산계 비점오염원 저감을 위한 과제로 미호천 돌봄이, 마을 주민, 민간단체, 행정기관 등이 비상연락체계(BAND)를 구축, 실시간 방치 축분 상시 신고 및 감시활동을 전개해 수거·처리될 수 있도록 했으며, 필요하면 축분 다량 방치 지역 및 축산농가 밀집 지역 등을 중점 관리지역으로 선정 관리키로 했다.

또 토지계 비점오염원 저감을 위해 지자체별 농업기술센터를 양분관리센터로 지정하고 지역 농민을 대상으로 적정 양분 살포, 불량 퇴비·액비 사용 자제, 퇴비·비료 적정 살포 방법 등을 교육 홍보해 나갈 계획이라 한다.

앞으로 미호천 유역 수질 개선 대책이 수질 개선은 물론 지역 발전을 함께 추구할 방안으로 자리매김하기 위해서는 지자체, 민간단체, 주민 등의 적극적인 참여와 협력이 필수이며, 무엇보다도 유역 구성원인 축산농가 등 주민의 관심과 실천이 꼭 필요하다.

물은 높은 곳에서 낮은 곳으로 흐른다. 미호천이 여러 지자체를 아우르며 흘러가듯이 모든 지자체 및 단체, 주민들이 같은 마음으로 함께 실천해 그간의 미호천이 준 혜택에 보답해야 할 때이다.

나의 아버지의 아버지, 그 아버지가 이용하던 미호천. 내 자식들이, 그 자식들이 이용하며 함께 살아갈 미호천이 아니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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